우리학교가 개교기념일을 맞아 청년웅비상을 받을 학생들을 선발했다. 수상을 위해서는 내가 ‘모범생을 넘어 모험생’임을 학교에 입증해야 했다. 당선된 학생들에게 당신의 대학생활이 헛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축하의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모험이 특별함으로 인식돼 가는 이 사회의 현실을 마주해버렸다는 사실에 기

‘plastikos’에서 유래한 ‘마음대로 모양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의 성형 수술. 성형의 역사는 기원전 6세기 인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도에서는 사고로 코를 잃은 사람을 위해 처음으로 재건 수술이 시행됐다. 하지만 현재 성형은 수술이라는 본래 목적을 대부분 상실했다. 성형은 외모주상주의의 이기가 돼 미

우리학교가 개교기념일을 맞아 청년웅비상을 받을 학생들을 선발했다. 수상을 위해서는 내가 ‘모범생을 넘어 모험생’임을 학교에 입증해야 했다. 당선된 학생들에게 당신의 대학생활이 헛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축하의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모험이 특별함으로 인식돼 가는 이 사회의 현실을 마주해버렸다는 사실에 기자는 우울해졌다. 대학

딱 그런 날씨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날. 덥고, 덥고, 덥다. 바람이라고 부는 그것은 습하기까지 해 덥다 못해 짜증나기까지 한다. 지난 달 말부터는 전주의 온도가 32도 까지 올랐다고 하니, 말 다했다. 더운 날씨에 공부도 집중도 되지 않는다. 뜬금없이 방학도 더울 것이라 생각하니 문득 이번 방학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늘 경쟁을 강요당해 왔다.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는 학벌주의는 한국 특유의 높은 교육열을 야기 시켰고 이는 아이들을 빠져 나올 수 없는 경쟁의 늪 속으로 떠밀리게 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불타는 성적 경쟁에 강남 엄마의 손에 이끌려 수 개의 학원과 선행학습, 숙제에 파묻혀 밤을 지새운다. 대학에 올라와도 경쟁은 끝나지

<언즉혈> 행복한 성년의 춤 20살, 성인이라고 인정받는 시기. 1월 1일, 성년의 날, 만 20살의 생일까지. 얼마나 대단한 날인지 3번이나 축하를 받게 된다. 그리고 어제는 장미를 들고, 향수를 선물 받고, 키스는 모르겠지만 뭐 어쨌든 한가득 웃음꽃이 핀 학우들을 볼 수 있었다. 성년의 날을 기념해 즐거워하는 ‘성인’이

대통령, 연예인, 학급 반장…공인의 범위에 대한 기준은 애매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들은 과거부터 대중에게 언제나 큰 영향을 주는 존재였다. 그들의 말 한마디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환호를 하고 반대로 분노를 느끼기 때문이다. 사실 공인의 영향력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거대한 힘을 갖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 한 브랜드의 옷을 입고 나오면 바로

<언즉혈>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밥을 먹던 중 필자의 친구가 평생지도상담을 했던 이야기를 풀어놨다. 교수님이 친구에게 꿈이 뭐냐는 질문을 했고 이에 친구는 없다고 대답했더니 교수님께서 이런 말을 하셨단다. “요즘 학생들은 꿈에 대한 간절함, 그것을 말하기 전에 불행하게도 꿈조차 없다”고. 이 말을 들은 필자는 문득 고등학

지난해도 이렇게 대지가 타들어 가듯이 더웠다. 그 당시 기자는 총장선출방식을 두고 우리학교는 물론 타 국립대학에 취재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 학교들의 반응은 총장직선제를 유지하려는 교수회가 이상하다며 교육부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자는 몰랐다. 그 때의 반응이 이번 방학에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대학의 자존심을 사업비지

벌써 5월이다. 봄의 시작을 알렸던 벚꽃은 시든지 오래다. 푸르른 녹음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지난해부터 필자를 비롯해 전북대신문 기자 일동의 골머리를 앓게 했던 기성회비와 그 대체법안인 국립대회계법, 그리고 이에 따른 학내 문제들도 자리를 잡아가는 듯 보인다. 하지만 정작 등록금을 내는 학교의 주체인 학생들은 사안에 대해 제대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듯하다

얼마 전 많은 이들이 기다리던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각 구단의 팬들도 설레는 마음으로 응원의 열기를 높이고 있다. 올해부터 10개의 구단으로 늘어난 만큼 다양한 구단의 팬들이 있지만 우스갯소리로 이들 중 한화 팬은 최고로 인정받고는 한다. 팬의 입장에서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바라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느 정도 팀의 패배를 당연히 예측하고 승패와 상관없이 경기

<언즉혈> 술 대신 자신을 찾아보세요 며칠 전 필자가 신문사 일을 마치고 집에 가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 옆자리에는 신입생으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술 냄새를 풍기며 전화를 하고 있었다. 코 끝을 찌르는 냄새가 역겨워 반대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필자는 후회를 했다. 반대편 좌석에도 만취한 학생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방금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가 EBS에서 ‘기적의 대학’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기적의 대학은 일본의 아키타 국제대학. 이 대학이 기적의 대학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개교한 지 얼마되지 않아 4년 연속 학교 학생들의 취업률 100%이기 때문이다. 이 대학의 취업률 100% 비법은 배움을 즐기는 이 대학 학생들에게 있었다. 필자는 순간 신

지난달 필자는 GLP 프로그램을 통해 필리핀에 왔다. 앞으로 두 달간 머무르게 될 외국생활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마음 한편에는 걱정이 무겁게 자리하고 있었다. 3년을 쉬지 않고 달려온 학교생활에 대한 회의감과 곧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나이인 만큼 떠나는 마음이 영 싱숭생숭했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한 시기였다. 어쩌면 필리핀으로 G

저기 구석에 울지 않는 새가 한 마리 있다. 저 새는 울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물음에 어떤 사람은 “새가 울지 않으면 죽여 버려라”고 한다. 다른 사람은 “새가 울지 않으면 구슬려서 울게 하라”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 사람은 “새가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려라”는 말을 남겼다.이

“하, 올해도 한 달 남았어. 난 공무원 준비하려고, 넌?”“글쎄. 하고 싶은 일이 있긴 한데…….”“딸! 이제 4학년되고 금방 졸업한다 할 텐데 뭐해먹고 살거야?”“글쎄. 난…….” 언제부터인가 친구들과의 대화가, 부모님

‘지금 우리에게 학생회가 필요한 존재일까?’ 학생회 선거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과거 학생회는 사회개혁, 민주화를 외치며 성장했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이제는 ‘공공’이 아닌 ‘개인’의 삶의 질을 추구해가는 단계로 바뀌었다. 어느새 학생회는 학생 전체의 권리를 지키는 역할을 넘어 학생

오래도록 미뤄졌던 대동제가 드디어 막이 올랐다. 축제소식이 들려오자 새내기인 필자의 룸메이트는 이제야 축제를 즐길 수 있겠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첫 축제를 즐기는 새내기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달리 학생들이 모여 어울리는 의미를 담은 대동제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축제기간 내내 부산스러워야 할 알림의 거리의 부스들은 한산함을 감

“혹시 시간 있으세요?” 필자가 시내에 나가면, 아니 캠퍼스를 걷고 있노라면 넉넉잡아 두 달에 한 번은 듣는 소리다. 필자의 양 팔에 팔짱을 끼고 연행하듯 근처 벤치나 카페에 들어서면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하나같이 얘기를 꺼낸다. 어디서 배워서 하는 건지 놀랍도록 똑같은 수법으로. “저는 심리학과 학생인데 그림 심리테스트 한

“식당에서 천원 차이로 먹고 싶은 것 대신 조금 싼 것을 주문해서 먹는 경우가 있지요. 그런데 막상 음식이 나오면 먹으면서도 후회하고 먹고 나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인생 짧아요, 처음에 먹고 싶었던 걸로 고르세요.” 며칠 전, 필자는 SNS에 올라온 혜민 스님의 글을 보고 순간 뜨끔했다.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