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OCI 공장 사염화규소 유출사고 현장르포] 연이은 화학물질 유출로 주민들 불안감 고조
[군산 OCI 공장 사염화규소 유출사고 현장르포] 연이은 화학물질 유출로 주민들 불안감 고조
  • 전북대신문
  • 승인 2018.12.0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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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염화규소, 흡입 시 두통 및 메스꺼움 유발
“안전관리를 경제논리로만 생각하면 안 돼”
6차례 유출사고에도 OCI와 군산시 대처 미흡

유출사고가 있고 10일 뒤의 OCI 군산공장, 본래대로라면 한창 굴뚝에서 연기를 뿜어내야 할 공장은 연기 한 점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현재 공장은 화학물질 유출 사건이 발생해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 2015년부터 6차례 연이은 화학물질 유출에 공장 주변 거주민들의 불안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목적지에 다다르자 창문 너머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큰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과산화수소, 카본 등 산업에 필요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OCI 공장에서 지난달 21일 오전 10시 경 사염화규소가 유출됐다. 곧바로 유출이 차단됐지만 공장의 화학물질 유출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발생한 유출사건은 총 6회에 달한다. 지난 2015년 6월과 7월, 그리고 지난해 6월에 사염화규소 유출이 발생했다. 또한 지난 7월에 황과 인이, 지난달 14일에는 질소가 유출됐다. 특히 2015년 6월에 발생한 사염화규소 유출사건은 근처 마을 주민이 두통을 호소하고 마을을 대피해야 할 만큼 치명적이었다.

공장 바깥으로 나와 오른편을 보니 농가가 모여 있는 작은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논밭에서 심심치 않게 일을 하는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경작지에서 일을 하던 ㄱ 씨는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재난문자와 가족들로부터 대피하라는 연락이 왔다”며 “농사짓고 사는 사람인데 자꾸 가스가 유출돼 2015년 사고 당시처럼 농작물이 누렇게 변해 피해를 입을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전했다.

ㄱ 씨와 마찬가지로 주변에 오래 거주하며 2015년 처음 발생한 사고부터 목격한 이들도 있었다. ㄴ 씨는 “2015년 사고 때는 눈이 따가웠지만 이번에는 몸에 이상이 있진 않았다”며 “공장이 지어진 지 30년 정도 흘러 노후화가 됐지만 정기보수를 통해 사고가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공장의 의무”라고 말했다.

드넓은 경작지를 따라가다 이웃 마을에 다다랐다. 그곳에서 만난 조군희(군산시‧60) 씨는 김제에 다녀오는 길에 재난문자를 받았다. 조 씨는 “보통 바람이 시내 쪽으로 부는데 그날따라 마을 쪽으로 불어 가스 냄새가 많이 났다”며 “지난달 14일에도 질소가 유출돼 근로자 8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봤을 때 재난관리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군산시에서 더 이상의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새만금지방환경청 화학안전관리단 측은 “사염화규소는 화학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고대비물질로 분류되고 있다”며 “사염화규소를 흡입한다면 두통, 메스꺼움 등이 유발된다”고 그 위험성을 알렸다. 피부에 직접 닿을 시 화상까지 입을 수 있는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화학안전관리단 측은 지난달 28일부터 6일간 군산시, 전북도청, 한국환경공단 등을 포함한 8개 기관과 함께 합동조사를 진행했다

합동점검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조치사항에 따라 이뤄졌다.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이 적절히 설치됐는지,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영업에 대한 인‧허가가 돼있는 상황인지 등이 점검 내용에 포함됐다. 화학안전관리단 측은 “이번 조사로 관리‧감독을 더 강화해 OCI 군산공장을 사고 없는 공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장 측도 사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공장에서는 가스누출 등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이중배관을 사용하는데 10cm 가량 단일배관으로 처리된 부분이 있었고 이 단일 배관을 통해 사염화규소 10L가 유출된 것이다. 하지만 유출 직후 설비보수팀이 바로 감지해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 공장 측은 “공장에서 취급되는 물질 자체가 배관을 부식시키는 물질이 많다”며 “이에 따른 안전 관리를 위해 설비보수팀과 안전관리자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설비보수팀은 공장 자체적으로 운영되며 설비의 관리 및 수리 등을 전담하는 부서다. 안전관리자의 경우는 설비 운용 중 위해 요소 등을 사전에 확인하는 담당자로, 안전관리조직의 일원이다. 현재 공장 측은 산업안전관리법에 따라 법정점검기간에 맞춰 설비를 점검받고 있다고 밝혔다.

OCI가 협력업체를 포함 약 1500명에 달하는 큰 규모의 공장이기에 마냥 질책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었다. ㄷ 씨는 “현대중공업이 문을 닫아 군산 경제가 휘청이고 있는 현재 OCI 또한 타 지역으로 이전하게 되면 악영향이 커질 것”이라며 “주변의 대기업이 살아있어야 주민도 사는 것이기에 참고는 있지만 안전하게 사업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심경을 표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지난 2015년도 6월 유출사고 당시 환경부 측 보고서에 따르면 OCI는 유출사고가 일어날 시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서 또는 소방서에 신고했어야 하지만 그 어떤 곳에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번 유출사고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에 일부 단체는 조직적으로 공장의 전면적인 개·보수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군산시기독교연합회 환경연합은 군산시청 브리핑 룸에서 사염화규소 유출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박주향 사무총장은 “공장에서는 공장내부에서 발생해 상관없다고 주장하지만 질소 유출 때와 같이 인부가 질식으로 쓰러지는 등 문제는 분명히 있다”며 “안전관리를 경제논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먼저 나서 철저히 관리해 신뢰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다연 기자 imdayeon@jbnu.ac.kr

장경식 기자 guri53942@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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