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명인을 만나다 45 정읍 감식초 임장옥 명인] 굳은 신념으로 이승 떠날 때까지 식초 만들고파
[전북의 명인을 만나다 45 정읍 감식초 임장옥 명인] 굳은 신념으로 이승 떠날 때까지 식초 만들고파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3.2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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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식초 안치기에 익숙해
감식초 널리 알리기 위해 회사 설립
매실 식초 출시 위해 연구 몰두 중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가. 꿈을 향해 발을 딛는 것이 두려운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전북대신문이 다양한 분야의 멘토들을 만나봤다. 자신이 정한 길에 한 치의 의심도 품지 않고 담담히 역량을 키워나가 결국은 ‘명인’의 칭호를 얻은 사람들이 바로 그 주인공. 전북대신문에서 그들의 삶과 열정을 전하려 한다. <엮은이 밝힘>

20분가량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전통식품 명인 제 41호로 지정된 임장옥(73) 명인의 작업소, 그곳은 논과 밭, 그리고 우거진 숲으로 둘러싸여있었다. 임 명인은 세월을 보여주는 듯한 백발과 넉넉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았다. 그가 감식초 명인이라는 것을 알려주듯 작업장 곳곳에서는 새콤달콤한 식초 향기가 났다.

▲생활의 일부였던 식초 안치기

“어렸을 적부터 식초를 안치는 모습은 익숙했어.” 임 명인은 식초와의 첫 만남으로 운을 뗐다. 임 명인은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식초를 안치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에 식초와의 인연은 떼려야 뗄 수 없었다. 과거 식초를 안치기 위해 만든 술밥을 몰래 먹고, 어머니를 도와 누룩을 만들던 그는 한평생 식초를 안쳐와 명인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

사실 과거 임 명인의 직업은 단위 농협 책임자였다. 피나는 노력 끝에 최연소 농협 책임자가 된 그는 당시 너무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회사생활을 하며 담배와 술의 늪에 빠지게 됐고 결국 건강을 해쳤다. 건강이 나아질 세 없이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27여 년 동안 약을 달고 산 어느 날, 그의 지인이 그에게 감식초를 권했다. 임 명인은 “그 당시 감식초는 쉽게 찾을 수도 없었던 귀한 음식”이라며 “감식초를 얻기 위해 사방팔방을 다녔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감식초를 찾다 지칠 때 쯤, 과거 어머니가 만들던 식초가 불현 듯 생각났다. 아니나 다를까 어릴 적 어머니가 안쳐온 식초가 바로 감식초였다. 감식초를 찾아낸 그는 감식초를 조금씩 복용하기 시작했다. 임 명인은 “감식초를 계속 복용하니 속이 편해지고 무더기로 쌓여있던 약봉지들이 서서히 사라졌다”며 감식초의 효과를 몸소 체험했다고 전했다. 그 후 임 명인은 38년 동안 약 없이 건강하게 살아왔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만든 식초 공장

임 명인은 현 시대 한국인들의 식생활에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자신이 몸소 느꼈던 감식초의 효능을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가정집에서 홀로 식초를 안치는 것은 체력적으로나 양으로나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나 혼자 건강이 좋아질게 아니라 식초 만들기를 사업화 해 수많은 사람에게 건강을 나눠주고 싶었다”라며 사업을 추진한 계기를 전했다. 1994년 임 명인은 식초 공장을 설립했고 이곳에서는 감식초뿐만 아니라 현미, 솔잎 등을 이용한 다양한 발효 식초를 생산한다. 그는 “발효 식초는 온 정신을 다 쏟아야 잘 안쳐진다”라며 “말은 공장이지만 식초 하나하나 소중히 여기며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라고 전했다.

우수한 품질의 식초를 위해 재료에도 정성을 쏟는다. 그의 작업장이 정읍시의 첩첩산중에 있는 이유도 작업장 주위가 감식초의 재료가 되는 좋은 감의 자생지이기 때문이다. 임장옥 늘 좋은 재료들을 얻기 위해 유기농 매장을 찾아다닌다. 임 “좋은 식초는 좋은 재료에서만 나온다”라며 “재료를 선정하는데도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라고 전했다.

발효 식초는 손이 많이 가는데다, 재료도 비싸다. 때문에 시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일반 식초들에 비해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임 명인은 “감식초와 일반 식초의 가격 차이는 약 20배”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감식초가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사람들이 가격이 싼 일반 식초만 이용해 사업 초반에는 무척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과거 발효 식초 공장이 약 400여 곳이 넘었지만 지금은 20여 곳밖에 없다”라며 식초 사업의 어려움을 알렸다.

하지만 2012년 명인 등록제를 안 그는 감식초 명인으로 등록을 신청했고 이후 감식초 명인으로 인정받게 됐다. 그 후 그의 감식초는 명인의 식초로 알려져 판매량이 늘어났고 회사는 안정을 찾게 됐다.

▲은은하면서도 진한 매력의 명인 식초

명인의 대표적인 식초인 감식초는 먹시감으로 만든다. 먹시감은 주황색을 띄고 있지만 떫은맛이 나는 감을 이른다. 임 명인은 “떫은 감에는 탄닌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라며 “탄닌은 장과 위를 보호하고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는 등 인체에 매우 좋은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감식초는 먹시감과 수제 막걸리, 직접 디딘 누룩 등을 섞어 항아리에 밀봉 한 뒤 발효시켜 탄생된다. 발효 시키는 중에는 자주 저어주고 흔들어 주어야 식초가 잘 안쳐진다. 한 달 정도 그늘진 곳에서 발효시키면 순한 식초향기가 솔솔 올라온다. 임 명인은 “발효시킬 때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며 “약간의 이물질만 들어가도 못 쓰는 식초가 된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정성스러운 과정을 3~4달 거치면 명인의 감식초가 완성된다.

명인의 식초는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기로 유명하다. 일반 식초에서 느껴지는 시큼한 향이 아닌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가 싶더니 향긋함이 코를 덮었다. 식초의 향에 감탄하고 있자 명인은 식초와 물을 약 1대 5 비율로 섞어 마셔보라 권했다. 한 모금을 마시자 상큼한 향 입안을 맴돌았다. 꿀꺽꿀꺽 식초 물을 다 마시니 얼마 있지 않아 새콤한 맛이 입안에서 깔끔히 사라졌다. 임 명인은 “감식초는 과거 귀한 양념이기도 했다”며 “매운맛이면 매운맛, 짠맛이면 짠맛을 모두 조절할 수 있는 최고의 요리사”라고 감식초를 평했다.

임 명인은 “이승 떠날 때 까지 식초를 만들고 싶다”며 식초에 대한 멈추지 않는 열정을 내비쳤다. 그는 앞으로 매실 식초를 정식 출시하려 한다며 매실 식초 안치기에 몰두 중이라고 말했다.

일관된 신념과 철저한 준비야 말로 성공한 미래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단언했다. 임장옥 “굳은 신념으로 철저히 준비한 사람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라며 젊은 세대들이 거시적인 안목으로 미래를 준비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장경식 기자 guri53942@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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