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이의 회색들 / 가을이 온다
그 사이의 회색들 / 가을이 온다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4.1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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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향기

그 사이의 회색들

박영찬, 국문 18

채소만 먹겠다고 맹세했던 그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계란을 먹었다.

키 작은 사람이 취향이라던 그녀는

자기보다 키 큰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

그린피스에 기부금을 보내던 그는

선물로 받은 모피를 거절하지 못했다.

카나리아를 애완동물로 키우던 그녀는

가끔씩 먹는 푸아그라를 제일 좋아했다.

자주 호젓한 공원 쓰레기를 치우던 그,

그녀는 빈 깡통을 도로가에 툭 던졌다.

하얀색도 검은색도 실제로는 없다.

그 사이에 나와 너만 존재할 뿐

 

가을이 온다

팜티프엉란 국문 18

갑자기 부는 쌀쌀한 바람에

날아간 구아바의 향기를 맡는다

꾸물거린 안개가 물을 건너간다

가을의 계절이 오고 있는 것이다

강물이 쉬엄쉬엄 흐르고

새들이 성급하게 날아가기 시작한다

여름의 구름이 가을로 들어가기 위해

몸을 베베 꼬고 있다

쓸쓸한 햇빛이 설핏 남았고

마침내 비도 그친다

무럭, 호통치던 천둥도 찾아오지 않는다

늙은 나무 행렬이 새옷을 갈아입기 시작하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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