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아우구스투스, 올림포스의 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
영웅 아우구스투스, 올림포스의 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4.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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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탐방기

㉒작자미상, <프리마 포르타의 아우구스투스>, 14-37년경

영웅 아우구스투스, 올림포스의 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

로마 바티칸 박물관에 있는 <프리마 포르타의 아우구스투스>는 아우구스투스(기원전 63년~서기 14년, 로마 제국의 초대 황제, 재위기간 기원전 27년~서기 14년)를 묘사한 가장 유명한 미술작품이다. 이 작품은 서기 14~37년경 아우구스투스의 양자이자 그의 권좌를 이은 다음 황제 티베리우스가 주문해 만든 것으로 로마 북쪽 프리마 포르타에 소재한 아우구스투스의 처 리비아의 빌라에서 발굴돼 ‘프리마 포르타의 아우구스투스’라고 불린다.

작품에서 당당하게 서 있는 아우구스투스는 로마 최초의 황제답게 위엄과 권위에 가득 차 있다. 그의 시선과 함께 오른 손을 들어 저 멀리에 있는 어느 한 곳을 자연스럽게 가리키며 몸의 무게 중심이 그쪽으로 살짝 쏠리도록 자연스럽게 서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와 함께 제작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가 개선장군을 환호하는 군중을 향해 확신에 찬 목소리로 제국의 영광을 선포할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사실 아우구스투스가 취하고 있는 이 포즈는 그리스 시대 때의 걸작 <벨베데레의 아폴로>를 모방한 것이다. 로마인들은 그리스 조각의 이상화된 신상에서 사실적인 초상조각을 발달시켰는데 이는 그리스 조각에서 표현된 신들의 모습에 실제 인물들을 덧입히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표현된 황제의 조각상들 중에서 통치자의 신성과 영광을 장엄하게 드러냄으로서 후대의 통치자들에게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선전을 위해 미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본보기가 됐다. 다시 말해서 이 조각상은 이전 공화국 시대의 지도자 상과 확연히 다르게 아우구스투스가 올림포스의 신들이나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같은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특별한 존재임을 강력하고도 효과적으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흔히 로마미술은 새롭게 창조하지 못하고 그리스 미술의 모방자 혹은 복제 미술로 평가 절하됐다. 로마는 그리스 정복을 통해 그리스 미술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했고 수준 높은 그리스 조각들을 보며 탄복했다. 이에 로마인들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그리스 조각 작품을 개인이 소유하기를 원했다. 즉 도시의 공공장소에 기념비적으로 제작되었던 그리스 조각과 달리, 로마인들은 개인이 소장하기 위해 똑같은 그리스 조각 작품들을 미술가에게 주문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미술작품은 오늘날처럼 오리지널인가 그렇지 않은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로마인들은 단지 그리스 조각과 같은 수준 높은 작품이 자신의 저택에 장식되길 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로마인들의 그리스 조각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오늘날 수많은 그리스 조각의 위대성을 우리가 온전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이라 하겠다.

김미선|예대 강의전담교수‧서양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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