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라는 이름의 품평회는 이제 그만
대회라는 이름의 품평회는 이제 그만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4.1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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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라는 이름의 품평회는 이제 그만

학기가 시작하기 직전인 2월과 개강 후 3월 말에는 많은 단대와 학과들이 MT를 떠난다. MT를 통해 구성원들은 친목을 다지고 유대감을 형성한다. 많은 학생들이 MT에 가서 선후배‧동기들 간 어색함을 깨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즐거워야 할 MT에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사건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여전히 MT철에 ‘여장 대회’가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다. 여장 대회란 남학우들이 여장을 하고, 그것을 평가하는 대회다. 이는 보통 여장한 남학우들을 대상으로 순위를 매기는 식으로 진행된다. 여장 대회의 가장 큰 문제는 여장을 한 남학우들에 대한 품평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장 대회를 하는 것이 여성을 희화화 하고 성적 대상화할 수 있다는 문제까지 안고 있다. 여장 대회에 참가한 학우들이 몸을 부각시키는 옷을 입기도 하고, 빵이나 풍선 등을 넣어 여성의 가슴을 과장해서 표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여장 대회는 남학우와 여학우 모두에게 수치심을 안겨줄 수 있는 악습이다.

지난 달 초에 MT와 관련해 화제가 됐던 사건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모 단대 MT에서 있었던 ‘미남 대회’에 관한 것이었다. 내용은 이러하다. 몇몇 남학우들을 무대에 세워 장기자랑을 시키고, 순위를 매겼다는 것이다. 대회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대회를 주최한 학생회 측은 ‘참가자들이 가면을 썼기 때문에 얼굴 품평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회명이 ‘미남이시네요’라는 점과 남학우 만을 대상으로 얼굴 외적인 품평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미남 대회는 분명 문제가 있다. 특히 성 평등 문제가 대두되며 성별 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러한 대회는 시대 역행적이라 봐도 무방하다.

많은 반성과 개선의 노력이 있어 왔음에도 여전히 대학 내에는 ‘친목 도모’를 명분으로 행해지는 일부 악습들이 남아있다. 학기 초 유대감 형성이 꼭 외모 부각, 과도한 술자리, 엄격한 위계질서 강조 등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대학이라는 공간과 시대에 맞는 방법으로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한 자정의 노력이 대학을 더욱 대학답게 만들고 전대를 진정한 지식인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대회라는 이름의 품평회는 그만 두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고민할 시점이다.

박청한 qkrcjdgks1@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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