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간 층‧벽간 소음 실태]층간소음 상담신청, 월평균 1697건에 달해
[이웃 간 층‧벽간 소음 실태]층간소음 상담신청, 월평균 1697건에 달해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4.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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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으로 인한 갈등 심화…우발적 범죄로
방 크기 넓히기 위해 얇은 벽 선호,
대학생 괴롭히는 원룸‧고시원 벽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대화 분위기 조성이 최선”

지난달 21일 전주 완산구 모 아파트에서 흉기를 이용해 이웃에게 위협을 가한 혐의로 10대 소년인 ㄱ 씨가 불구속 입건 됐다. 이유는 옆집의 소음 때문이었다. ㄱ 씨는 애완견이 짖는 소리 등으로 옆집과 자주 다퉈왔고 결국 흉기를 꺼내 들었다. 이와 같은 층간‧벽간 소음에 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한 갈등이 심할 경우 우발적 범죄로 이어진 경우도 쉴 새 없이 나오고 있다.

박소연(프랑스아프리카‧17) 씨는 과거 위층에서 지속적으로 들리는 아이들의 뛰는 소리, 우는 소리, 아이를 훈육시키는 소리 등에 시달렸다. 관리사무소에 연락하거나 직접 올라가서 대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으나 위층에선 변함없이 소음이 계속됐다. 박 씨는 고쳐지지 않는 소음 때문에 조용히 해달라는 메모를 붙여 놨다. 그는 “이에 분노한 위층 주민이 내려와 서로 싸우게 됐다”라며 “소음을 유발하는 당사자는 모를 수 있지만 이웃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 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이하 이웃사이센터) 19년 1월 운영결과 보고’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센터 설립 이후 이번 해 1월까지의 전화상담은 14만 924건에 달했다. 이는 일평균 83건, 월평균 1697건의 수치며 이 중 29%인 4만 911건은 현장진단 및 측정을 신청했다. 해마다 전국적으로 피해 상담 접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의 상담 접수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18년에는 콜센터 297건, 인터넷 161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피해자는 속출하지만 층간소음을 해결하긴 쉽지 않다. 소음이라고 모두다 법적인 층간소음 범위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속되는 소음의 경우 주간인 6시부터 22시는 43dB이상, 야간인 22시부터 6시는 38dB 이상이 지속돼야 한다. 또한 순간적인 소음의 경우 주간 57dB이상, 야간 52dB이상의 기준을 충족해야 된다. 그러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기준 이상의 소음 측정 결과와 고의성을 입증해야하기 때문에 법적 절차를 밟기 까다로운 상황이다.

결국 방도가 없어 이사를 선택하거나 아예 아파트 공동주택을 벗어나는 사람들도 많다. 김현아(전주시‧43) 씨도 그와 같은 경우다. 김 씨의 윗집 아이들은 집안에서 어린이용 야구와 축구, 볼링을 했었다. 김 씨는 밤 11시까지 볼링공이 굴러가는 소리부터 유리창에 공이 부딪치고 서로 뛰어다니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위층에 올라가 대화를 나눠봤지만 소음은 계속 됐다. 결국 그는 층간소음에 시달리다 집의 계약기간이 끝나자 아파트가 아닌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김 씨는 “조금만 조심하면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들”이라며 “이웃사촌들을 배려하는 사회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거주하는 원룸‧고시원 등은 이보다 더욱 심한 소음에 노출돼있다. 덕진광장 근처 원룸에 거주하는 정채은(자원에너지‧18) 씨도 이웃집의 소음 때문에 잠을 쉽사리 이루지 못했다. 그는 “밤 12시까지도 들리는 통화소리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한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원룸, 오피스텔 등의 경우 국토부에서 정한 ‘소음방지를 위한 층간 바닥 충격음 차단구조 기준’에 따라 건축이 된다. 그러나 이 규정은 지난 2015년에 정해졌기 때문에 그 이전의 건물들은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전주시청 건축과는 “2015년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에 대해 시청 측에선 보수나 재건축을 요청하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벽간‧횡간소음은 원룸이나 고시원이 아파트에 비해 훨씬 더 취약하다. 소형규모인 공동주택은 벽 두께가 두꺼워질 경우 방의 크기가 줄어들게 되므로 대부분 벽을 얇게 조적 작업을 하거나 벽돌을 쌓지 않고 가벽을 세우기도 한다. 또한 건축비용을 줄이기 위해 값이 싸고 품질이 좋지 않은 자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익산의 원광대 대학로 근처 원룸에 살고 있는 최도원(천안시‧21) 씨도 벽간‧횡간소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는 새벽에 옆집의 언성 높여 싸우는 소리, 벽을 치는 소리 등으로 잠에서 깨거나 설치기 십상이다. 그는 “포스트잇도 붙여봤지만 소음문제는 조취를 취해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라며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 지 왕도가 없어 정말 답답하다”라고 털어놨다.

지속적인 층간소음에 최근에는 피해자들이 포털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층간소음 보복방법을 의논하기도 한다. 보복을 위한 도구인 고무망치, 보복전용 스피커 등 층간소음 관련 상품은 나날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보복은 물론 직접 찾아가는 것이 역으로 피해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지난 2013년 서울중앙지법 판결에 따르면 층간소음으로 인해 초인종을 누르거나 현관문을 두드리는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된다. 이는 협박죄나 주거침입죄 등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접적인 보복이나 항의보다 이웃사이센터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원룸 집주인 등 제 3자를 통한 해결이 안전하다.

한편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분쟁해결을 담당하는 이웃사이센터에서는 층간소음문제를 위한 대처법을 내놨다. 이웃사이센터는 이웃과의 소음 전쟁을 피하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으로 이웃 간에 서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권했다. 그러나 분위기 조성에 앞서 슬리퍼를 착용하거나 소음방지패드 부착, 매트 사용 등 도구를 이용해 물리적인 소음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이사나 인테리어 공사, 생일 등의 행사가 집에서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소음이라면 미리 이웃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주연휘 기자 aquanee98@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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