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이 필요한 지금
개헌이 필요한 지금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5.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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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이 필요한 지금

 

선거철이 되면, 개헌은 언제나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다. 실제로 개헌이슈는 국민여론에서 큰 당위성을 가지며 강력한 정치적 승부수로도 작용한다. 이에 지난 대선 5개 정당의 후보가 모두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개헌의 설렘만 아쉬움으로 남은 채, 1987년의 헌법은 오늘의 헌법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헌은 왜 필요할까? 1987년에 개정된 현행 헌법은 많은 부분에서 허술하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 헌법에서 북한을 두 가지 모순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북한을 ‘대한민국의 영토를 불법적으로 점령한 반국가단체’로 바라보는 시각과 맞아떨어진다. 일부 보수층은 이를 근거로 대북 대화에 반대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 헌법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한다’라고 명시해 북한을 대화의 대상, 즉 국가로 바라보고 있다.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바라보는 입장이라면 ‘통일’이라는 말보다 ‘수복’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게 옳다. ‘통일’이라는 말은 대화 당사자가 서로 동등한 입장일 때 쓰이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을 선택한 까닭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헌법은 특정 조항이 다른 조항보다 우월할 수 없기에 이런 경우 조항 간의 충돌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에 관한 법률도 모순상태에 있다.

더 나아가 이것 외에도 맞춤법의 오류, 추상적인 표현 등이 개헌의 필요성을 실감케 한다. 향후 이루어질 개헌은 모순된 조항을 삭제하고 맞춤법의 교정과 더불어 다양한 가치들을 포함하는 개헌이 돼야 한다. 1987년 개헌은 처음부터 민주주의와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이루어진 개헌이 아니라 대통령 직선제라는 최소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소극적 개헌이었다. 2019년의 오늘날은 인권, 적극적 복지, 환경 등 1987년에 비해 많은 가치가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시대정신에 따른 개헌은 필수적이다. 이런 여론에 힘입어 지난해 개헌의 바람이 정부와 국회를 휩쓸었지만 국회 헌법개정특위의 잇따른 파행과 정부 주도 개헌안의 의결 실패로 개헌은 좌절됐다. 시민의 염원 또한 좌절된 것이다.

성문화된 조항,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유권해석은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리고 더욱 적극적인 권리의 보장으로 시민의 삶은 더욱 윤택해질 수 있다. ‘더 나은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서’라는 지루한 말은 하지 않겠다. 그것을 제하더라도 ‘좋은 헌법’은 우리의 삶을 더 풍족하고 다채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청년을 비롯한 시민의 열망은 다시금 개헌의 불을 지필 것이다.

 

박한결(정치외교·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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