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어머니의 역할에서 고통 받는 여성 노동자들
노동자와 어머니의 역할에서 고통 받는 여성 노동자들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5.1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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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어머니의 역할에서 고통 받는 여성 노동자들

 

지난 3월 8일은 여성의 날이었다. 대전시청에서는 여성단체와 시민사회 단체, 여러 정당들이 모여 여성들의 이야기를 성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곳에 모인 여성들은 '성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 '성별임금격차해소' 등의 글귀가 쓰인 보라색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캠페인을 진행하는 동안, 많은 사례들 속에서 특히나 눈에 띄는 사연은 임신과 출산으로 해고당한 경험이 있는 한 여성노동자의 이야기였다.

카이스트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인 이선영 씨는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21년 동안 일했다. 그는 매년 1년짜리 근로계약을 체결해 왔는데, 임신을 하자 학교 측이 6개월 계약을 제안했다고 한다. 또한 3개월 동안 출산휴가를 다녀온 후에는 4개월 계약을 제안했고, 그 후에는 2개월 계약을 강요했다. 심지어 그의 전일제 근무를 시간제 근무로 바꾸고 책상을 치우는 등 노골적으로 퇴직을 압박했다. 결국 그가 시간제 근로계약을 거부하자 지난 2월 28일에 해고됐다. 이 부장은 “20년을 넘게 카이스트에 일하면서 비록 비정규직이지만 자부심을 갖고 일했는데 이제는 제가 쓰다버린 소모품이 된 기분이다”라며 여성으로서 임신하고 출산한 것이 잘못이냐며 울분을 토해냈다.

우리나라의 여성들은 아직까지 임신과 출산에서 차별받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운동이 본격화되고 여성에 대한 불평등한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음에도 우리나라의 여성들은 여전히 고질적인 여성노동문제를 여전히 감내하고 있다. 특히, 육아·출산 휴가가 있지만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보장 받지 못하는 여성들은 유명무실한 제도 속에서 경력 단절이라는 선택지에 쉽게 노출된다.

여성도 평등하게 대우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여성과 남성이 함께 평등할 수 있는 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제도적인 변화가 더욱 급선무이다. 평등한 임금보호 법 보장과 남성과 여성 모두가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임신 휴가의 보장 뿐 아니라 유산 시에도 휴가를 낼 수 있게 하는 육아 휴직 범위의 제도적 확장이 필요하다.

더불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여성 노동자의 빈자리를 동료 직원들이 함께 나눠 분담하는 것이 자리를 비운 여성노동자의 잘못으로 치부돼서는 안 된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여성노동자들의 공백이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과정임을 아는 태도가 필요하다. 노동 환경 개선을 통한 노동의 질적 향상의 중요성이 커지는 요즘, 더욱 거세지고 있는 여성들의 요구에 대해 이제 국가와 사회가 제대로 응답해야 할 것이다.

 

곽윤희(사회·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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