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룰 수 없는 사랑, 아폴로와 다프네
이룰 수 없는 사랑, 아폴로와 다프네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5.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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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탐방기

 

안토니오 델 폴라이올로, <아폴로와 다프네>, 1480

 

이룰 수 없는 사랑, 아폴로와 다프네

 

 

누구에게나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사랑이 한 쪽만의 일방적인 사랑이라면, 둘 모두에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위험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신화가 있다.

아폴로와 다프네의 일화는 이와 같은 엇갈린 사랑의 욕망을 여실히 보여준다. 맞는 순간 처음 본 상대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는 큐피드의 화살은 올림포스 산의 신들조차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었다. 평소 장난꾸러기이자 그에 못지않게 자존심도 강했던 큐피드는 어린아이에게 뾰족한 화살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자신을 놀리던 아폴로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큐피드는 틈틈이 기회를 엿보았고, 날씨 좋은 어느 날 아폴로에게 그 화살을 쏘게 된다. 동시에 그 반대로 화살을 맞는 순간 상대에게 두려움을 느끼며 그로부터 무조건 도망가게 하는 끝이 뭉툭한 화살을 아름다운 요정 다프네에게 쏘았던 것이다.

화살을 맞는 순간 다프네를 보게 된 아폴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한 사랑의 감정에 휩싸였고, 자신을 피하는 다프네를 지치도록 계속 쫓았다. 또한 영문 모를 두려움에 떨며 아폴로에게서 무조건 도망을 쳤던 다프네는 아폴로에게 잡히려는 순간, 신에게 자신을 구해달라며 애원을 했다. 그러자 그 순간 다프네는 월계수 나무로 영원히 변해버렸다. 이는 아폴로가 다프네를 향한 자신의 사랑이 거절당하자 가슴 깊은 상처를 입고, 그를 피해 끊임없이 도망치는 다프네를 손쉽게 잡을 수 있도록 그녀를 월계수 나무로 변하게 해달라고 아버지(강의 신 페네이오스)에게 간청했던 것이다. 사랑에 관한 한 쪽의 일방적인 욕망은 이룰 수 없는 애달픔으로, 끝내 어느 누구에게도 기쁨을 주지 못하고 파국을 맞이했다.

신의 추격과 요정의 도망은 화가 폴라이올로(Antonio del Pollaiuolo, 1432~1498년경)의 작품에서 인간과 자연의 대조적인 모습으로, 또는 신들도 인간과 같은 세속적 욕망을 지낸 존재로서 나타났다. 여기서 아폴로와 다프네는 생명력이 넘치듯 근육질의 젊은이이자 힘찬 에너지가 활발한 모습으로 표현됐다. 또한 예술가의 풍부한 상상력은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는데, 다프네의 팔이 잎사귀가 무성하게 돋아난 월계수 가지로 변하면서 이는 흡사 날개로까지 보이고 두 주인공을 마치 순간적으로 공기 중에 떠올라보이게 한다. 그러나 결국 다프네는 나무가 돼 아폴로의 포획에서 피하고 대신 자연이 되는 운명을 표현하고 있다. 다프네의 월계수는 육체적인 사랑보다 우월한 정신적인 사랑의 상징물인 것이다. 아폴로와 다프네의 신화는 시대의 변화와 관계없이 육체적 사랑에 대한 순결의 승리를 의미하면서 예술가들의 꾸준한 사랑의 주제가 됐다.

 

김미선|예대 강의전담교수서양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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