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선택할 자유
영화를 선택할 자유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5.15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즉혈

 

영화를 선택할 자유

 

지난달 24일, 역대 어벤저스의 대미를 장식하는 ‘어벤져스4:엔드게임(이하 어벤저스)’이 개봉했다. 마블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기자도 친구 따라 어벤저스를 보러갔다. 친구와 시간대를 맞춰 다른 영화를 보려 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영화 예매창이 어벤져스로 도배됐기 때문이다. 마블 관련 영화를 보지 않았던 기자에게 영화는 어렵기만 했다. 같은 돈을 내고 영화를 보면서 감동도 느끼지 못하고 결말에도 공감할 수 없는 영화를 어쩔 수 없이 보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씁쓸했다.

마침 극장가에 스크린 독점 논란이 일었다. 이번 어벤저스는 우리나라의 총 3058개 스크린 중 2835개를 확보했다. 한 영화가 전체 스크린의 96%까지 독점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한 영화사에서 어벤저스 상영을 위해 영화 ‘미성년’을 예매한 관객에게 예매 취소를 권장한 일까지 벌어졌다.

최근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한 영화가 차지할 수 있는 스크린 개수를 제한하자는 ‘스크린 상한제’가 다시 언급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는 한 영화가 영화관의 1일 상영회 차 1/3을 초과할 수 없다. 이를 통해 다양한 영화들이 어느 정도의 투자를 받고 관객과 만날 기회를 얻고 있다. 아무리 영화가 흥행해도 프랑스에서는 천 만 영화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나라 극장에 걸리는 영화들은 매우 획일화돼 있다. 영화 산업에 기업과 자본이 침투하면서 돈이 되는 영화 위주로 투자를 하고 기업이 나서서 특정 영화를 돈이 되게 만든다. 흥행하고 있는 영화를 직접 보고 작품성에 의구심을 가진 경우들이 종종 있다. 돌이켜 본건데 그 당시 역시 어벤저스처럼 예매창이 그 영화로 도배된 경우였다.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있는 천 만 영화. 그럼에도 예전의 천 만 영화처럼 작품성에서는 호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스크린 독점에서 찾는다.

최근 우리나라도 진부한 상업영화가 아닌 다양성 영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러한 노력을 하고 있는 감독, 작가, 배우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작품은 빛을 보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급사를 찾지 못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상영이 될 것 같다”라는 감독의 말은 생각해 보게 하는 바가 많다.

영화는 한 시대를 영상으로 담아내는 문화의 보고다. 독점을 이유로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들이 소외되고 있다. 스크린 상한제도 그저 독점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식상함에 질린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새로움을 선물 할 것이고 꿈나무 감독들이 흥행이 우선이 아닌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주연휘|사회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