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은 과연 행복했을까
피그말리온은 과연 행복했을까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5.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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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은 과연 행복했을까

 

나는 신화나 설화 같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린 시절의 감성을 잃어버린 지는 오래지만 아직도 한 번씩 동화를 찾아볼 정도이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을 하나 뽑으라고 하면 바로 피그말리온의 이야기이다. 피그말리온은 자신의 이상형의 모습을 하고 있는 여자 조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후 조각상을 사랑하게 돼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인간이 된 조각상과 결혼을 하게 된다. 모든 동화의 끝이 그렇듯 피그말리온 이야기도 아프로디테의 축복을 받으며 피그말리온이 조각상과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사는 걸로 끝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피그말리온의 조각상은 행복했을까?

조각상은 삶을 시작했을 때부터 결혼할 상대가 정해져 있었고, 그와 결혼을 해서 삶을 살아갔다. 피그말리온의 입장에서는 이상형의 여자와 결혼해 행복했겠지만 조각상이 행복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여러 학자들이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그들의 비판은 피그말리온의 이야기가 그의 의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조각상의 의지는 배제하고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피그말리온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 중 유명한 버나드 쇼의 희극 ‘피그말리온’은 조각상의 역할인 엘리자의 자유의지에 중심을 두고 전개된다.

현재 우리의 삶은 대부분 조각상으로써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하는 대로 이룬 피그말리온이 아닌 피그말리온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조각상의 삶 말이다.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착한 아이가 돼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 돼야 한다는 기대에 부응하려고 한다. 남들이 말하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꾸미고 이야기하면서 좋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아이들한테 꿈이 사라졌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꿈을 잃어버린 채 남들이 말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저 취업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 위해 공무원을 준비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정말 우리가 선택한 삶인지, 내가 원하는 것들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버나드 쇼의 희극에서 엘리자는 자유를 찾아 떠난다. 우리의 삶이 그녀의 의지처럼 남이 말하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심수민(정치외교·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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