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수당 실현을 응원하며
농민 수당 실현을 응원하며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5.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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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민 수당 실현을 응원하며

 

우리가 먹는 밥 한 공기 가격은 얼마일까? 식당에서 파는 공깃밥을 떠올리며 1000원이라 짐작할 수 있겠다. 하지만 쌀값은 그 정도로 비싸지 않다. 아니 점점 제 값어치를 잃고 가격마저 떨어지는 실정이다. 농민단체는 ‘밥 한 공기 최소 300원 보장, 쌀 목표가격 24만 원’을 주장하고 있다. 작년 12월 기준, 밥 한 공기 가격이 242원이었기 때문이다. 든든한 밥 한 공기가 껌 값에도 못 미치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농민 수당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충남 박경철 연구원 자료에서 굴곡진 지난 역사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화는 정부와 대기업 주도로 이뤄졌다. 그리고 빠른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나라 농업과 농민은 준비를 채 하기도 전에 반강제적으로 개방의 길로 내몰렸다. 1990년대 초 UR 협상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EU, 호주, 캐나다 등 2016년 말까지 15건, 무려 54개국과 FTA를 체결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계속되는 FTA 체결은 우리 농업을 파국으로 몰았다. 그나마 안정적인 소득원으로 여겨졌던 쌀값마저 20년 전 가격으로 돌아갔다. 농산물 자유무역의 확대로 농가 소득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고민 없는 개방화로 외국의 농산물이 대거 유통됐고 결국 공급과잉의 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다.

1997년 447만 명이던 농가인구가 2017년 242만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6·13지방 선거 이후로 농민 수당이 전국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농민 수당은 행정과 전문가들이 만든 정책이 아닌 농민이 설계하고 농민들의 목소리로 확대되고 있는 정책이다. 2018년 농촌 경제 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 도시민 10명 중에 7명이 ‘많다’고 응답했다. 지난 설문조사와 비교해보면 공익적 가치에 대한 긍정적 답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해 8월 전남 해남군은 전국 최초로 농민 수당 도입을 발표했다. 초기 검토부터 도입 결정까지 지역과 협의해 안을 마련했다. 농민 수당 기본 틀을 마련했고 지역 경제 순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줬다. 물론 농가당 월 5만 원, 연간 60만 원 지원이라는 한계도 있다. 전북도 현재 ‘공익형 직불제’의 한 방편으로 농민 수당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시행을 목표로 농민 수당에 대해 농민단체와 지자체, 대학교수가 추진 안을 만들고 권역별 설명회를 마친 상태다.

  • 수당 실현에 있어 여성과 청년 농민 그리고 고령 농민 역시 배제돼서는 안될 것이다. 전북 또한 수당 대상과 관련해 농업경영체 등록 부부 중 한 명만 인정한다고 해 여성 농민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그 한 명은 남성 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이 가장으로서 주체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다. 실례로 전국여성회총연합과 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의 2017년 조사(297명 응답)에 따르면 여성 의 72%가 농업 직불금을 본인이 받지 못하며 농사를 같이 지어도 본인의 이름으로 농산물을 출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책 수립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목소리이다. 목표를 이루려는 결과적인 사고보단 구슬을 꿰듯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정책을 재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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