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예비역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6.0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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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나는 작년까지 광주동부경찰서에서 의무경찰로 복무했고 지금은 3학년 복학생으로 돌아왔다. 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보니 어느새 학교의 시침은 많이 변해 있었다. 분명 풋내기 2학년이었는데 순식간에 복학생 고학번이라니. 그래서 더욱 촉박하고 급한 마음으로 첫 학기 생활을 보냈다.

복학생 입장에서 예비역들을 대하는 시선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몇 년 전, TV 방송과 SNS에서는 ‘연서복’ 등 ‘어린 여자 후배에게 집적거리는 눈치 없는 복학생’을 캐릭터로 한 예비역들을 개그 소재로 쓰는 것이 유행이었다. 당시 그것을 보는 나의 시선과 지금의 시선은 많이 달라졌다. 내가 막상 복학생이 되고 나니, 무척 기분이 나빴다. 물론 그러한 개그를 하는 사람들도 조롱의 의미는 아니었겠지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2년이라는 긴 시간을 자신보다는 국가를 위해 일하고 돌아온 복학생들이 받는 대가가 저런 저질스러운 이미지라니, 조금 모순적이지 않은가?

군인, 의무경찰, 의무소방, 사회복무요원 등 모두 각자의 상황에 맞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온 이들이다. 어떤 일을 하고 전역했는지에 관계없이, 자유를 구속당한 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위해 일하다가 사회로 돌아온 이들은 모두 박수 받을 자격이 있다.

지금 당신은 주변의 복학생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그가 책가방을 매고 강의실에 앉아있기 얼마 전까지는 추운 산악지대에서 우리를 지키고 있었고, 한겨울 도로 한복판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고, 사회복지시설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돌보며 자신을 바쳤던 이였을 것이다.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쉬운 일은 아니다. 국가가 보장하는 최저임금이나 자유를 보장받지 않고 나라를 이해 일한 이들이다. 이들을 우리를 위해 희생한 봉사자들이라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 건네 보자. 복학생들 역시 주눅 들거나 피해의식에 휩싸이지 않고 더 당당할 자격이 있다.

나와 같은 예비역들 중 은근히 자신의 나이 혹은 복학생이라는 신분을 밝히는 데 주저하거나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실 나도 그랬다. 이는 사회가 만들어 낸 복학생에 대한 편견이나 인식이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방송이나 SNS페이지, 광고 등 매체에서도 선을 넘으며 이들을 비하하는 컨텐츠 생산을 삼가야 한다. 여러 매체가 주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남들 앞에서 의기소침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한 학기, 좋은 사람들을 만나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 또한 지난 2년간 함께 했던 방순대 동료들과 경찰관 분들 덕분에 더욱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대학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새로운 인연으로 행복한 한 학기를 보내게 해 준 덕진성당 교우분들과 가톨릭학생회 회원들, 길바닥 회원들, 경영학과와 행정학과 교수 학우 여러분들, 지방분권 서포터즈 전북팀 팀원들 모두에게 이 감사를 드린다.

김준석 (경영‧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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