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아시아 평화 위한 소통의 장 열려
제주도에서 아시아 평화 위한 소통의 장 열려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6.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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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제주포럼을 현장을 가다]

제주도에서 아시아 평화 위한 소통의 장 열려

 

85개국 5640여명 참여…역대 최대 규모

원 지사, “다음해 북 측 인사 초청할 것”

JDC역할 두고 원 지사와 문 이사장 설전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14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하 제주포럼)’이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번 제주포럼은 ‘아시아 회복탄력적 평화를 향해: 협력과 통합’을 주제로 진행됐다. 회복탄력적 평화는 실패를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오르는 힘을 의미하는 회복탄력성에 평화를 결합한 개념이다.

 

이번 제주포럼에는 말콤 턴불 전 호주 총리,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 등 세계지도자와 전‧현직 고위인사, 국제기구 대표 등 85개국에서 5640여 명이 참여해 각국의 협력과 통합 방안을 공유했다. 이번해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찾아온 냉각기를 극복하고 회복탄력적 평화를 구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 세션 중 53%를 외교‧안보 분야 강연으로 구성했다. 이외에도 경제·경영, 환경·기후변화, 여성·교육 문화, 글로벌 제주 등 총 5개의 의제를 다뤘다.

첫째 날,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개회사로 개회식이 시작됐다. 원 지사는 환경 보호섬에 지정된 제주도의 청정 환경과 제주 4·3 사건의 정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등을 언급했다. 이어 “다음해에 열릴 제주포럼에 북한 측 대표를 초청해 한반도 평화 정착의 큰 길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현동(제주시·37) 씨는 “제주포럼에 북한 측이 참여한다면 제주시가 평화통일에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기조연설에서는 각국 인사들이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을 강조했다.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유럽의 정치적 교훈을 바탕으로 적대국과 눈높이를 맞춘 교류와 협력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라며 회복탄력적 평화에 협력이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이날 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은 불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기조연설을 대신했다. 연설에서는 포퓰리즘에 따른 민족주의의 세계적 확산을 경계하고 각국이 협력하고 조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제주 4·3사건과 일본의 과거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해 언급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의 침략 전쟁으로 아시아 국가가 피해를 입은 지 74년이 지났지만 이에 대한 확실한 사죄와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일본의 과거 역사를 인정하고 사죄의 뜻을 전했다. 김소윤(청주시·21) 씨는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가 국가 간의 우애를 강조한 부분을 통해 총리의 미래지향적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한라홀에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미래지향적 발전방향’이라는 주제의 세션이 열렸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진행을 맡았고, 원희룡 제주지사,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 이사장, 벤자민 야우 홍콩무역발전국 한국지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날 세션에서는 원 지사와 문 이사장이 JDC의 역할을 놓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제주국제자유도시 평가에 대해 원 지사는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를 추구해 온 지 20년이 넘었고 그동안 경제 규모, 국내외적으로 위상도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친 대규모 개발로 인한 환경가치 훼손, 도민의 행복과 삶의 질 등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 점은 반드시 개선돼야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대림 이사장은 “국제자유도시 추진 과정에서 JDC는 면세점 수입금과 외자유치를 통한 6조 6000억 원 상당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라며 JDC는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홍콩과 싱가포르의 사례를 주 모델로 삼았다. 이에 벤자민 지부장은 국제자유도시로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단지 자본 유치가 아니라 타국의 사람을 끌어오는 것임을 밝혔다. 벤자민 지부장은 “현재 제주는 IT산업, 스마트 농업 등 경쟁력 있는 항목들이 많다”며 “제주도 자체를 브랜드화 한다면 아시아 내 젊은 사람들이 제주도로 이주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세션에 참여한 허연수(제주시·27) 씨는 “제주도민으로서 앞으로의 JDC의 향후계획에 대해 알기 위해 참가했다”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 등 세계적인 시각으로 JDC의 정책들을 바라봐서 좋았다”라고 전했다.

한편 JDC는 지난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과 함께 설립된 기관으로서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와 이번 해에 열린 남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본격화됐다. 그간 학계에서는 남북미를 넘어 동북아시아, 그리고 동아시아가 지향해야 할 평화의 전제 조건으로 비핵화를 꼽았다. 지난달 30일에는 “비핵화, 그리고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구조”라는 주제로 비핵화 이후 아시아에서 지향해야 할 평화의 모습에 대해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해당 세션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진행 아래 가렛 에반스 전 호주 외교부장관, 피터 헤이즈 노틸러스 연구소 소장, 백학순 세종연구소 소장의 토론이 진행됐다.

가렛 전 장관은 평화를 위한 두 가지 전제 중 첫 번째로 ‘주요 정치 지도자들의 가치관 변화’를 꼽았다. 이어 ‘포괄적인 안보’를 두 번째 조건으로 설명하며 단지 정치 외교적인 안보에서 벗어나 경제, 사회 등의 이슈에도 주목해야 함을 언급했다. 피터 소장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성취돼도 한반도는 안보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핵 강대국 간의 갈등을 중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 정치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밝혔다. 한편 백학순 소장은 한반도의 안보위기가 냉전 유산을 극복하지 못한 데서 비롯한다고 진단했다. 백 소장은 “한반도 안보위기가 해결되면 모든 국가는 새로운 평화 질서를 건설하기 위해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관을 꿈꾸고 있는 김예지(제주시·17) 씨는 비핵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해당 세션을 참관했다. 김 씨는 “교과서 속 비핵화 내용은 우리나라 관점으로 기록돼 있어 객관성을 잃기 쉬웠는데 세션을 통해 국제적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포럼 기간에는 평화 콘서트와 관광 프로그램, DMZ 사진전, 제주 전통차 체험 등의 행사도 이어졌다.

주최 측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토론하며 자신의 분야와 시각을 넘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것이 제주포럼만의 매력이라고 전했다. 주류 연사 뿐 아니라 젊은 전문인들의 시각도 중요하기 때문에 다음해에는 더 많은 젊은 연사들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주최 측은 “정치와 외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대학생들이 가져야 할 자세고 의무”라며 “대학생 기자단이나 서포터즈를 통해 제주포럼에 많은 관심 부탁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가수 자이언티, 마이티, 도내 비영리 순수예술단체인 소리풍경어린이합창단이 평화의 하모니를 들려주는 ‘제주포럼 기념 JDC 평화콘서트’를 끝으로 다음해 포럼을 기약했다.

장지은 기자 remnant990727@jbnu.ac.kr

박민지 기자 minji9813@jbnu.ac.kr

이태한 기자 taehan00@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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