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를 읽다, 사랑을 겪다, 사람을 보다…커뮤니케이션 방법론
남녀를 읽다, 사랑을 겪다, 사람을 보다…커뮤니케이션 방법론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6.0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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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레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남녀를 읽다, 사랑을 겪다, 사람을 보다…커뮤니케이션 방법론

 

*쉽고도 어려운 연대, 그것을 위한 지침서

이 책 부제는 이 시대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바로 연애지침서다. 청춘을 비롯해 다양한 세대가 고민하는 부분. 삶에서 결혼을 전제로 한 과정적 절차로 연애가 놓여 있을 때, 상정되는 단어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여성의 일부 위치를 점하도록 한 ’미혼‘이라는 명칭이 이제는 젠더적 관점에서 비혼으로 변경됐고, 비혼식이라는 말이 탄생할 정도로 세상도 변화됐다. 그래서 역설적이지만, 세대별로 연애는 쉽고도 어려운 존재와 형식이 돼버렸다.

이 책은 미국에서만 600만부 이상 팔렸고 전 세계 40여 개 언어로 번역됐다 하니, 초판 발행 당시인 1990년대 초반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지금 다시 이 책을 리뷰 도서로 다시 선택한 이유는? 바로 연애지침서로 국한하기보다 세상에서 관계맺음을 갖는 모든 이들과 소통방식, 바로 세상살이 사람읽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남녀를 읽으면서 사랑을 겪게 되고 결국 사람을 보게 되는, 알게 되는 일이 이 책을 통해 일어난다.

최근 신간들 가운데서도 이렇게 성(姓)차에 따른 언어 읽기를 화두로 기술한 책들이 많다. 일본의 한 심리코디네이터는 학습을 위한 남자아이의 뇌 여자아이의 뇌 공부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책을, 독일의 한 작가는 남자의 언어 사전을 분석한 책을 내기도 했다. 성차에 따른 뇌의 구조를 분석한 책은 물론, 유전학적 관점에서 성 차이를 분석하여 그 '~다움'이라는 명분으로 사회화 인지 능력을 단점과 장점으로 이분화한 책들도 다수다. 그 책들과 이 책의 상이점이 있다면, 감성 감정 초점화를 통해 그 해결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 감성적 통계에 원인을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른 행위의 수정 또는 보완이 가능하도록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가 세운 명제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본래 남자는 화성인이고 여자는 금성인이기 때문에 둘 사이의 언어와 사고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는 것. 저자 존 그레이는 실제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자신의 아내에 대한 그리고 상담센터 안에서 진행한 세미나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다. 저자는 줄곧 이 책이 '사랑학 지침서'라고 말하지만, 나로서는 '사람과의 관계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줄곧 느끼는 것은 대상을 남녀로 국한하지 말아야겠다는 전제를 두지만, 결코 남녀이기 때문에 간과하지 않아야 할 부분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재독하면서 깨닫게 된다. 이러한 부분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협상학이나 갈등 관리에 탁월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 이 책은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나 사회 발생학적 변수들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러한 점들이 배제되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조금씩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판단 응용 적용해야 하는 독자의 몫도 남겨뒀다.

*남자와 여자, 다른 행성의 다른 존재

책은 총 열 세 부분으로 나눴다. 상상의 액자가 열린다. 첫 장면부터 남성과 여성을 화성인과 금성인으로 분류하면서 독자들을 지구 밖 스크린으로 불러들인다. 화성인과 금성인으로 조우하여 돌아온 지구, 그 곳에 보금자리를 꿈꾸는 이 두 사람은 그들이 간직한 차이의 기억을 송두리째 망각하면서 충돌을 시작한다. 저자에 따르면 '차이를 기억하지 않은 채 갖는 그릇된 믿음'이라고 첫 번째 남녀 간의 충돌 원인을 짚어낸다.

두 번째 장에서는 가치관의 차이 그리고 그 차이를 분석해 내는 과정을 말하고 있다. 여성은 조언과 보살핌을 제공하는 것에, 남성은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것에 본질을 둔다고 분석하고 있다. 저자에게 아쉬운 점은 자신도 모르게 여성의 가치관에 대해 서술할 때에는 감정 섞인 ‘쓸데없는' 등의 부사어를 통해 단정하고 있어 사족으로 남거나, 옥에 티처럼 눈에 띈다. 페미니스트들에게나 양성평등주의라는 현 시대적 관점에서 비춰볼 때 위배되거나 반감을 살만한 단어들이다.

이들은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세 번째 장에서 남성은 동굴찾기, 여성은 대화하기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설명한다. 여성들이 그 동굴을 강제로 찾아 들어가거나 그 곳에서 남성을 강제로 탈출시키려는 노력을 하다가는 자칫 더 깊은 동굴 혹은 다른 동굴로 도망가기 쉽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여성은 문제가 생기면 동굴로 들어가는 대신 그 상황을 말하고 함께 공감해 주는 것에 해결점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화성인에게 해결점을 내놓으라는 것이 아닌 금성인의 감정을 함께 느껴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 간극은 수많은 다툼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공감의 폭을 넓히면 시간과 다툼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동기부여, 대화술 등 달라도 감정 교감 원하는 것은 한마음

네 번째 장에서는 동기부여법을, 다섯 번째 장에서는 오해 상황을 사례 별로 분석하고 있고, 여섯 번째 장에서는 친밀감의 욕구를 다양한 기반을 통해 설명한다. 일곱 번째 장에서는 여자의 사랑을, 여덟 번째 장에서는 남자의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궁금하지만 아는 것 같지만 몰랐던, 혹은 놓치거나 알아차리지 못했던 일들이 이 장에서 펼쳐진다. 여자의 감정을 파도에 비유하고 또 이는 자부심과도 함께 움직인다고 말한다. 또 이 장에서는 여성의 바이오리듬과 결부한 분석도 눈에 띈다.

9장에서는 논쟁을 피하는 법을 설명한다. 남성은 여성의 감정을 무시하고 자신이 옳은 것처럼 행동하지만, 여성은 이의 제기에 불만과 비난이 섞여 남자의 방어심리를 자극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해결점으로 저자는 바람직한 대화술을 제안하는 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감정을 고려하고 존중, 지적은 삼가, 태도에 집중하라는 것.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것으로는 싸우고 도피하고 가장하고 접어두는(참는 일). 지양해야 할 부분으로 꼽고 있다. 현상보다는 그 뒤에 마음에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논쟁하지 않고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해법이다.

10장에서는 남녀의 채점 방식이다. 여성에게 점수를 얻는 101가지 방식도 제시돼 있다. 남성에게 점수를 얻는 방식 등도 흥미롭게 제시됐다. 11장에서는 어려울 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사랑의 편지쓰기 방식, 최근 들어 모 신간에도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고 일상을 기록해 상대의 연인에게 선물하는 책이 출간됐다. 2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서로 함께하기 위한 공통분모는 감정의 교감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 책에서 역시 감정 별로 편지를 쓰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분노 후회 사랑 두려움 등. 그 다음 단계로 답장 쓰는 방식에 대한 조언이다. 12장은 협조를 구할 때 남성에게는 요청을 해야 한다는 것. 요청하지 않으면 필요 유무를 파악할 수 없는 남성의 특징 때문이다. 13장 ’사랑에도 사계절이 있다‘로 지구에서 남녀의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모든 관계는 겪어봐야 안다. 부부와 연애, 사랑을 얘기할 때 일부 사람들은 ‘하나가 되는 과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연애를 하고 부부가 된다고 하더라도 두 사람이 결코 하나가 될 수는 없다. 결혼에 대해 칼릴지브란은 ‘너무 가까이 붙어서지는 마라. 떡갈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다’라고 했고, 김남조 시인은 ‘사랑은 서로가 손을 잡고 한 방향을 바라보며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부모 형제, 아니 전혀 모르는 세상 속의 타인과 자아,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맺음 역시 그렇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알아가려는 진심에서 관계를 시작해야 한다. 이 단순한 명제가 책에서 수많은 사례로 풀어진다는 자체만으로도 사람은 신비로운 존재다. 때로 상처 받고 치유하는 과정조차 그를 통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들이 되지 않던가. 부디 이 책이 독자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며 맺어가는 관계학에 알토란같은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장라윤 전라북도청 홍보기획과 nekimi321@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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