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 전대인의 식사 책임져온 제2학생식당, 이젠 안녕
36년간 전대인의 식사 책임져온 제2학생식당, 이젠 안녕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7.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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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최대 1600명 이용, 현재 130여명 식사

학생식당 이용자 수 줄어 운영난, 운영 중지

“저렴한 가격과 풍족한 식사, 매번 고마웠다”

 

 

‘제2학생식당을 오늘까지만 운영합니다.’

36년 간 한 결 같이 전대인의 식사를 책임져온 제2학생식당 마지막 배식이 이뤄졌던 지난 6월 28일. 이른 아침부터 인적이 드문 그곳에서는 조리사들이 식사 준비로 분주했다. 이들은 평소와 같이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준비했지만 표정에는 하나같이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숙자 조리사는 “식당 이용자 수가 줄어 식당을 운영하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사정이 좋지 않아 문 닫게 됐다”라며 “학교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더 대접하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1983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학생식당은 우리학교 학생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어있다. 이 조리사는 “1985~6년도 학생운동이 한창일 때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이곳에서 주린 배를 채웠다”며 “하루에 1500~600명가량의 학생들이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용자 수가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학기 중엔 하루에 120여명, 방학 중엔 100여명이 꾸준히 이용해 왔다고 덧붙였다.

11시 20분, 식당으로 손님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손님들은 조리사와 익숙한 듯 인사를 나눴고 몇몇은 조리사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식당을 찾은 유석철 씨는 “전북대학교에서 근무하며 10여 년 간 매일같이 이용하던 식당이었는데 문 닫게 돼서 정말 아쉽다”라며 “후생관이 있기는 하나 제2학생식당과 똑같은 맛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손님들은 공부를 하며 매일 찾던 곳, 돈이 없을 때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행복했던 곳 등 제2학생식당에 관한 저마다의 추억들을 반찬삼아 식사를 끝마쳤다.

 

오후 2시 경 마지막 손님 이가형(법학과‧16) 씨는 “주머니 사정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었던 식당이 사라져 섭섭하다”라며 “그동안 따뜻한 밥을 차려주신 조리사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손님의 수고했다는 인사와 함께 식당 영업은 종료됐다.

 

 

손님들은 떠났지만 조리사들은 자리에 남아 주방과 식당 곳곳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참동안이나 쓸고 닦았다. 그동안 수없이 사용하며 익숙해졌을 조리기구들을 닦는 그들의 손길엔 시원섭섭함이 묻어났다.

내년에 정년퇴임 하는 조리사는 “젊은 시절부터 전북대학교에서 일하기 시작해 전북대학교에서 끝나는 인생”이라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 조리사는 마지막으로 “제2학생식당이 꼭 필요하신 분들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라며 “조리사들은 학내 다른 학생식당에서 근무할 예정이니 그곳에서 또 반갑게 구성원들을 맞이하겠다”라고 전했다.

장경식 기자 guri53942@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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