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신드롬, 복고 열풍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다
뉴트로 신드롬, 복고 열풍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다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9.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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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억이 새로운 감성으로 되살아난다]

옛 감성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다

 

▲ 과거의 향수가 유행을 선도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레트로’는 추억(Retrospect)의 준말이다. 이는 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며 예전의 모양, 정치, 사상, 제도, 풍습 따위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레트로의 확장 개념인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의 합성어다. 뉴트로는 3~4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지금은 가지각색으로 재해석 된 새로운 복고풍이 됐다. 아날로그 세대 이후에 태어난 10-20대 디지털 세대들이 이를 신선하게 느끼면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젠 내 친구가 통 넓은 바지를 입고 머리카락을 울프컷으로 잘라도 촌스러워 보이지 않고 이를 “힙하다, 플랙스(Flex)하다”고 칭하기도 한다. 또한 옛날 냄새가 물씬 나는 건축물에서 폼 잡고 필름사진기 느낌을 주는 필터로 찍은 사진은 휴대전화 속 사진첩에 수두룩하다.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중장년층을 겨냥한 ‘그땐 그랬지’의 감성과는 다르다. 뉴트로의 핵심은 재해석이다. 뉴트로는 과거의 것을 그대로 차용하지 않고 현대적인 감각에 접목하여 창의적으로 재해석한다.

▲뉴트로 음악, 추억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다

 

일렉기타, 신디사이저 등 전자 악기를 이용해 도회적인 분위기를 주는 ‘시티팝(city pop)’이나 80년대 음악의 특징을 살린 올드팝을 모방한 가수들의 음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티팝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는 지난달 음원 순위의 1위였던 어반자카파와 빈지노의 ‘서울 밤’이 있다. 또한 백예린의 ‘Long vacation’은 일본 드라마 속 오프닝 주제곡인 ‘LaLaLa Love song’을 재해석해 불러 주목받기도 했다. 가수 윤종신의 프로젝트 ‘월간 윤종신’과 원더걸스도 시티팝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밴드 잔나비는 자신의 음악성과 올드팝을 접목한 앨범을 발매했다.

음원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나 앨범 표지 등에서도 레트로를 느낄 수 있다. 지난달 20일 발매한 레드벨벳의 ‘음파음파’ 뮤직비디오에서는 레드벨벳이 1966년 출시된 ‘MINI COOPER’에 탑승한 모습이 담겨있고 트렁크, LP판, 레트로풍의 텔레비전, 낡고 손때묻은 소품들을 이용해 옛 감성을 나타냈다. 임채영(국문‧17) 씨는 “유재하의 ‘지난날’을 우연히 들었는데 여름밤 도시의 거리가 느껴지는 것이 인상적이라 시티팝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티팝의 매력은 노래를 통해 작곡가가 그렸던 그림을 느낄 수 있는 거 같아 좋다”며 독자들에게 유재하의 ‘지난날’을 꼭 들어보길 권했다.

음악 시장을 비롯해 영화계도 유행에 따라간 사례가 있다. 지난 28일 개봉한 ‘유열의 음악앨범’은 90년대 시대의 이야기를 라디오 중심으로 배우들의 설렘과 애틋함을 담고자 했다. 옛 감성은 우리를 그 시대로 보내준다. 영화사들은 관객들이 옛 추억을 더 느낄 수 있게 배우들의 사인이 담긴 레트로 관람표를 증정하고 있다. 오는 5일부터 10개의 메가박스 상영관에서는 관람 당일에 유열의 음악앨범 관람표를 매표소에서 인증할 시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이러한 80년대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음악들을 소재로 한 여러 시장이 주목을 받기에 현대카드는 발맞춰 ‘뉴-레트로 – 아주 오래된 미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에서 턴테이블을 이용해 희귀 LP판을 들어볼 수 있다. 이를 비롯해 지난 1월부터 유럽 밴드 ‘파슬스(parcels)’를 시작으로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와 '아도이(ADOY)' 등의 레트로 장르를 주력으로 하는 음악가들의 내한공연 또는 초청공연을 진행한 바 있다.

▲뉴트로 장식, 사람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다

추억 속 장소들이 이제는 추억으로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8~90년대에 성행했던 롤러장, 문방구는 새롭게 재탄생하여 나타났다. 또한 전주의 대표 문화로 자리 잡은 가맥도 레트로 열풍의 한 줄기이다. 특히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2019년에 주목해야 할 외식문화 동향을 ‘뉴트로 감성’으로 꼽았다. 이처럼 식품, 건축물의 모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뉴트로 감성을 따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옛날 외식 메뉴로 주목받았던 냉동 삼겹살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전주 객리단길에 있는 ‘미성’은 냉동 삼겹살집으로 옛 향수를 부르는 음식과 복고풍 소품을 활용해 가게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80년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허름하게 걸린 간판을 시작으로 입구를 들어가면 옛 느낌의 메뉴판과 의자, 식탁 심지어 휴지와 생수까지 80년대 느낌으로 이뤄져 있다.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 손님이 끊기질 않고 종종 재료 소진으로 일찍 문을 닫곤 한다.

또한 전주 한옥마을에는 현대자동차의 과거를 80년대 문화와 함께 느낄 수 있는 현대극장이 개장됐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다음 달 13일까지 운영된다. 현대극장의 입구와 1층에는 80년대 출시된 택시와 대한민국 최장수 차인 소나타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또한 롤러장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은 전시장도 준비돼 있다. 2층에는 쫀드기, 아폴로, 팝콘 등의 추억의 음식과 그리운 영화를 상영하는 방을 마련해 관광객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3층에는 방 탈출 오락실이 배치돼 예전 세대를 오고 가는 시간여행 주제로 방 탈출 게임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박강은(전주시‧21) 씨는 “평소 친구들끼리는 즐기지 못했던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었다”며 “부모님 세대를 직접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와 가까운 군산시 신창동에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자리매김했다. 90년대 느낌의 카페, 음식점뿐 아니라 여행객을 위한 옛 느낌의 숙소와 동네 문구점까지 마련돼 보는 관광객이 옛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했다. 특히 신창동에 있는 초원사진관은 추억을 느낄 수 있는 흑백사진과 소품, 실내장식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는 유명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뉴트로 패션, 유행은 돌아오는 거야

 

‘유행은 언제든 돌아온다’라는 말처럼 복고 패션은 현재 많은 학생의 옷차림에 영향을 주고 있다.

2019 레트로 혹은 뉴트로 패션은 주로 4개의 핵심 단어들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로 홑치기 염색 또는 나염이라 불리는 ‘타이다이’다. 천에 실을 묶어 특정 모양이 들어가게 색을 입힌 옷으로 형형색색 해 자신의 개성을 한껏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두 번째인 ‘네온’은 눈에 확 들어오는 색상으로 의상을 입체적으로 나타내줄 수 있다. 만약 네온 색상의 티셔츠을 입고 다니기 힘들 것 같다면 네온색 양말이나 머리핀 등을 이용해 통통 튀는 옷차림을 완성하면 된다. 세 번째 ‘수트’는 위의 정장 외투와 밑의 정장 바지, 치마, 반바지 등 여러 하의과 교차해 입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 있다. 위 정장은 어깨 뽕의 유무나 안쪽 소재의 모양을 다르게 하고 아래 정장은 바지 길이와 폭을 서로 다르게 하여 저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옷으로 연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표’란 단어는 옷을 모두 뒤덮을 정도로 빼곡히 상표를 채워 넣든지 큼지막하게 상표를 새겨 그것이 하나의 디자인이 된 것을 뜻한다.

 

▲80년대를 넘어 일제강점기 ‘감성’을 좇는 사람들

암살, 아가씨, 미스터 션샤인 등의 일제강점기 시대의 영화와 드라마가 흥행함에 따라 일제강점기 당시 유행했던 의상들을 대여해주는 업체가 등장했다. 이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 인천 차이나타운, 전주 한옥마을 등 다수의 관광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 벨벳 드레스에 화려한 무늬가 수놓아진 외투, 망사 달린 모자가 준비된 여성의 옷과 스리피스(Three-piece)정장에 중절모로 구성된 남성복이 준비돼 있다.

이처럼 최근에는 20-30대를 중심으로 80-90년대를 넘어 이른바 ‘개화기 감성’을 좇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유행에 따라 일제가 대한제국의 흔적을 지우고자 사용한 경성이란 칭호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들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성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우리나라의 수도를 칭했던 한성을 조선총독부 칙령에 강제로 바꾼 명칭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개화기 감성’을 표방하는 유행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러한 걱정들 자체가 기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ㄱ 씨는 “개인 SNS에 올리고자 친구들과 개화기 의상을 입어본 적 있다”며 “일제강점기는 역사적으로 아팠던 시기지만 복고 유행의 한 면으로 볼 수 있기에 너무 비판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지민 기자 ajm0915@jbnu.ac.kr

이재연 기자 jaeyeon1431@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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