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강사법인가
누구를 위한 강사법인가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9.0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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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강사법인가】

 

지난달 시행된 강사법…대학가 카오스

강사법 주 내용…‘법적 지위’, ‘임용기간’, ‘임금’

4대 보험, 재임용 등 유명무실한 조항들 많아

우리학교 “인위적으로 강사 수 조정하지 않았다”

지난달부터 ‘강사법’으로 불리는 고등교육법이 시행되면서 강사와 대학, 학생들 모두에게 부작용이 일고 있다.

지난 2010년 5월 조선대 시간강사였던 고 서정민 씨가 “나는 노예가 아닙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삶을 포기했다. 10년째 시간강사로 일했던 그는 교수와 제자들의 업적을 위해 50여 편의 논문을 대필했으며, ‘교수직을 원하면 거액을 달라’는 요구까지 받았다는 유언을 남겼다. 서 씨의 사망 이후 열악한 시간강사의 고용과 처우 문제가 사회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었다. 이어 이듬해 11월 ‘강사법’으로 불리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강사법은 곧바로 시행되지 못했다. 당시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무관심에 강사법은 4차례에 걸쳐 시행이 유예됐기 때문이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강사대표, 대학대표, 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대학 강사제도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법안과 시행령을 확정했다. 마침내 7년이라는 긴 유예기간을 거친 강사법이 드디어 지난달부터 시행된 것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크게 법적 지위, 교수시간, 임용기간, 재임용, 임금 등이 있다. 법적지위에 관한 고등교육법 제14조 2항에 따르면 ‘학교에 두는 교원은 총장이나 학장 외에 교수·부교수·조교수 및 강사로 구분한다’고 명시돼 있다. 기존 법령에서 지정한 교원은 교수·부교수·조교수였으나 여기에 강사를 포함해 시간강사에게도 교원의 지위를 부여한 것이다. [1]전임교원과 같은 안정적인 근로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다. 강사들은 교원의 지위를 부여받음으로써 [2]소청심사청구권, 본인 의사에 반한 휴·면직 금지 규칙 등을 보장받는다.

교수가 가르치는 시간은 ‘매 학년 30주를 기준으로 매주 6시간 이하’를 원칙으로 한다. 강사들에 대한 노예계약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대학이 필요할 경우 매주 9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칙으로 교수시간을 정할 수 있다. 강사의 임용계약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용기준과 절차, 임용기간, 임금 등 근무조건을 명시한 서면계약으로 해야 한다. 임용기간은 1년 이상으로 임용하되, 3년까지는 재임용을 보장해야 한다. 방학기간 중에도 강사에게 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임금수준이나 산정방법 등 구체적 사항은 강사들의 강의 및 수행 업무를 고려해 대학이 개별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강사법 시행 후 정착되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가장 큰 쟁점으로 대학들의 재정부담, 대학에 의한 시간강사의 대량해고가 있었다. 강사법은 방학 중에도 보수를 지급하고, 4대 보험과 퇴직금을 보장하도록 돼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등록금이 10년 이상 동결돼 대학의 재정이 이를 부담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대학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고등교육법 제14조 2항에 따르면 ‘강사에게는 방학기간 중에도 임금을 지급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기존에는 한 학기의 임금만 지급했는데 강사법 시행 후 동절기, 하절기 총 2개월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해야해 재정적으로 부담 된다”고 주장했다.

김득중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지난 2017년 기준 4년제 사립대 한 해 총 수입은 24조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여기서 시간강사 강의료에 소모되는 금액은 2200억이다.총 수입 대비 시간강사의 임금 비율은 1퍼센트 미만인 셈이다. 국립대인 우리학교도 마찬가지다. 우리학교 학사관리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학교 총 수입액은 약 3000억인 데 비해 시간강사의 강의료는 1.69%에 이르는 단 50억원 정도였다. 대학들의 재정부담이라는 이유로 시간강사들의 대량해고는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전국 시간강사 수는 11만명이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2017년엔 7만명으로 무려 4만 명이나 줄었다. 이는 대학들이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겸임교원의 수를 증가, 기존 전임교원의 강의 수를 늘림으로써 시간강사의 대량해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때 겸임교원이란 다른 직무와 교수 활동을 겸하는 교원을 의미한다.

개정 내용 가운데 일부 조항은 허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문제의 조항으로 ‘재임용절차’를 꼽았다. 고등교육법 제14조 2항 3호에 따르면 ‘대학은 3년까지 재임용 절차를 보장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상 재임용 심사를 거쳐 일정한 점수를 넘겨야만 재임용이 가능하다. 재임용 평가 항목으로는 교수계획서 기간 내 입력, 수업 일수 준수, 휴강 및 보강 준수, 강의평가 평점, 수업개선 보고서 작성이 있으며 일정 점수를 넘어야만 3년 재임용 계약이 갱신된다. 3년 재임용 보장은 커녕 예기치 못한 문턱을 넘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4대보험 적용에 대한 조항에도 미비한 내용들이 발견된다. 4대보험은 국민연금, 건강보험,고용보험, 산재보험으로 나뉜다. 강사법이 시행되기 전 강사들은 건강보험을 제외한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가입할 수 있었다. 이에 강사법이 시행되면서 실상 건강보험만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법 제6조에는 ‘1개월 동안의 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인 자는 건강보험의 직장가입자에서 제외 된다’라고 명시돼 있으며 강사가 이에 해당된다.

한편 우리학교는 강사법 시행에 따라 강사가 대량해고 되고 있다는 기성언론의 보도와는 정반대다.

 

<우리학교 최근 5년간 강사의 수>

지난 학기 547명에서 이번 학기 505명으로 바뀐 이유에 대해 학사관리과는 “이번 학기 540명 선발 계획이었으나 강사 지원자가 많지 않아 최종 505명만을 선발했다”며 “우리 대학은 교육부 정책에 따라 인위적으로 강사 수를 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강사법 시행 결과 강사들의 대량해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수강일정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는 이번학기 개설강좌 공개 및 조회 기간이었다. 하지만 공개일이 29일로 미뤄진 데다 예비수강신청 이전에 담당 강사 공개가 되지 않아 학생들은 혼돈에 빠졌다. 우리학교 익명성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과목공개를 일찍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당황스럽다”, “이틀만에 어떻게 시간표를 짤수가 있냐” 등과 같은 불만을 토로했다. 학사관리과는 “교육부의 대학 강사제도 운영 매뉴얼이 지난 6월에 확정·시달됐다”며 “이후 우리 대학의 규정과 임용계획을 수립해 공개 채용을 진행하기에 시일이 촉박했다”고 전했다. 강사의 공개 채용은 일정 기간의 공고일을 준수해야 하고 전공심사와 면접심사 진행, 대학인사위원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채용절차에 필요한 기간이 있다. 강사법이 지난 6월에 확정되면서 예비수강신청 이전에 공개채용을 마무리하는 것이 불가능해 담당 강사 공개가 늦어졌던 것이었다.

교육부의 강사법 늦장 시행으로 대학이 겪은 어려움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학교 학사관리과는 “교육부의 강사법 메뉴얼 발표가 늦게 이뤄져 혼란스러웠다”며 “본부와 단과대학 간의 갈등도 겪었다”고 전했다. 이어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방학 중 임금 지급’과 ‘퇴직금’에 관련된 금전적 사항 등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아 대학은 재정적 지급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학사관리과는 덧붙여 “강사들의 강의준비실, 휴게실 등 복지시설을 늘려나가도록 학교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노력할 것이다”라며 “또한 강사법의 안정적 절차를 통해 강사들이 강의에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다음 해부터는 학사관리과, 교무과 등 관련 부서 협의를 통해 교육과정을 조기 수립하고, 학사일정 조정 등의 대책을 마련해 예비 수강 신청 이전에 과목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대에 대해 사립대는 매우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특히 조선대의 경우 강사법 시행 이전, 인건비 증가를 이유로 이미 강사들의 대량해고가 진행했다. 지난해에 비해 지난 1학기는 50명이, 지난 학기에 비해 이번 학기는 또다시 30명이 줄었다. 정재호 조선대 강사는 “대학이 30시간씩 강의하는 전임교원들의 초과잉 강의시수를 나누자는 강사들의 생존권적 요구마저 매도했다”며 “전임교원의 기득권 수호의 대변자를 자처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정 강사는 대학들이 대학자율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하는 강사법 무력화행위들을 규제하는 법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며, 교육부의 감시와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강사들은 빈곤에 신음하는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이며,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해 낼 수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장지은 기자 remanant990727@jbnu.ac.kr

 

[1] 교육 기관에서 교수 활동과 연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교원

[2] 징계나 면직, 직위 해제 등의 처분에 관해 취소나 변경을 요청하는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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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19-09-12 20:08:37
한편 국립대에 대해 사립대는 매우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뭔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