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미디어 시대, 규제와 진흥의 조화를 모색해야
1인 미디어 시대, 규제와 진흥의 조화를 모색해야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9.1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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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세평

1인 미디어 시대, 규제와 진흥의 조화를 모색해야

 

유경한 (신문방송학과 조교수)

모든 콘텐츠가 유튜브로 통하는 시대이다. 텔레비전이나 신문은 안 봐도 유튜브 구독채널은 챙겨보는 시대가 되었다. 검색만 하면 원하는 게 다 나오는 것이 마치 도깨비방망이 같다. 유튜브에서는 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제작하고 유통한다. 잘 만들면 짜릿한 수입도 얻을 수 있다. 올해 8살이 된 미국의 한 어린이는 ‘라이언 토이즈 리뷰’라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간 약 240억의 수입을 올렸다. 더 놀라운 것은 이미 여섯 살 때 120억을 벌었고, 작년에는 무려 두 배나 수입이 올랐다는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서도 13년생 보람이가 방송하는 ‘보람튜브’가 90억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국내 유튜버 수익 1위에 올랐다. 유튜브 분석사이트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보람튜브는 자매 채널을 합쳐 매월 310만 달러를 번다고 하니, 유튜브의 지존으로 불리던 대도서관의 연간 매출 17억 원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유튜브가 돈벌이가 되다 보니 인터넷 1인 크리에이터가 유망직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직업에 유튜버(인터넷방송진행자)가 순위권에 올랐고,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인터넷 개인 채널 운영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 1인 방송이 미디어 산업의 유망 분야로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 인터넷 1인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도 막대해졌다. jtbc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80만 명인데, 유명 1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의 유튜브 구독자수는 190만 명에 이르는 것을 보면, 인터넷 1인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유튜브가 장밋빛 미래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1인 방송이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과 문제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법적 규제가 덜한 인터넷 속성을 악용하여 거부감이나 불쾌감을 불러일으키거나, 여성과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는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다. 논란이 되는 콘텐츠는 소위 벗방, 흑방과 같은 음란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종차별, 성차별, 과도한 폭력, 반사회성, 사행성 조장, 프라이버시 침해, 저작권 무단 도용에 이르기까지 내용과 종류도 다양하다.

이 때문에, 수익 올리기에 급급한 인터넷 1인 방송 진행자들의 불법, 혐오 콘텐츠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십만 건의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를 일괄적으로 규제할 만한 명확한 법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현재 인터넷 1인 방송 콘텐츠를 심의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효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은 인터넷 1인 방송의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율규제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1인 방송의 전송방식과 제작방식을 구분해 자율규제에도 차등을 둬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유해성 콘텐츠는 중소규모의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플랫폼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와 라이브방송진행자들에 대한 자율규제가 상대적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다.

둘째, 자율규제는 기본적으로 이용자 중심의 지원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유튜브 이용자들 대다수는 유해성 콘텐츠를 암묵적으로 즐기는 소비자들이 아니라, 그러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감시자들이다. 건전한 감시자로서 이용자의 윤리적 소비를 지원하면서도 전반적인 산업 생태계를 위축시키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불법 콘텐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보다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게 될 혜택을 늘리는 지원과 보상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 가령, 1인 크리에이터 윤리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이를 이수하면 라이선스와 정부 지원 사업에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살고 있다. 신문과 방송에는 원하는 정보가 없어도, 유튜브에는 없는 것이 없다. 그러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자정 노력이 동반돼어야 한다. 건전한 이용자와 이해당사자들의 지혜와 협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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