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60.1%, “회원가입 시 약관 확인하지 않는다”
이용자 60.1%, “회원가입 시 약관 확인하지 않는다”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9.1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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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인식 실태를 알아보다]

 

 

이벤트 응모, 택배송장 등…일상에서 무심코 노출 돼

“많은 기업들 보호 조치 정립하지 않아 피해로 번져”

인터넷진흥원 상담사례집 발간 등으로 인식 제고 노력

ㄱ 씨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20대다. 어느 날 그가 호감을 가진 손님이 편의점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응모하기 위해 설문지에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했다. ㄱ 씨는 응모권을 통해 여성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마음에 들어 연락했다. 한번 만나보자’라고 문자를 보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ㄱ 씨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에 도착해 문 앞에 택배를 수령했다. 그는 물건을 뺀 뒤 택배 상자를 그대로 분리수거장에 내놨다. 침대에 누워 SNS를 보니 중고 물품을 사고파는 ○○어플이 유행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그는 빨리 어플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하고 싶어 약관을 하나도 읽지 않고 바로 전체 동의를 눌렀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하는 행동 속에서 수많은 개인정보들이 유출되고 있다. ㄱ 씨 역시 이벤트 응모나 회원가입 등의 과정에서 여러 개의 개인정보들이 노출됐다. 흔히 개인정보라고 일컫는 것은 주민등록번호, 지문, 영상과 같은 개개인에게 고유하게 부여되는 ‘고유식별정보’다. 하지만 개인정보에는 고유식별정보 뿐 아니라 살아있는 특정한 한 사람을 알아낼 수 있는 모든 정보가 해당된다. 물론 생년월일과 같은 정보 하나만으로는 특정한 개인이 누군지 알지 못하지만, 생년월일과 신체 정보, 건강정보 등 여러 정보가 합쳐져 특정한 한 명의 개인을 알아챌 수 있다면 이 모든 정보가 개인정보에 속한다. 따라서 ㄱ 씨가 상대방의 허가 없이 그 손님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알아내 연락을 한 것은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한 것이므로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다.

실제로도 지난 7월에 전라북도 고창경찰서에서 ㄴ 순경이 한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허가 없이 취득해 논란이 됐다. 한 민원인은 국제운전면허증 발급에 필요한 개인정보인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 제출했다. 이를 받은 고창경찰서에서 근무 중이던 ㄴ 순경은 이 민원인이 마음에 들어 그의 개인정보를 취득해 연락하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고창 경찰서 측은 “현재 ㄴ 순경의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에 해당하는지 처리 중이다”라며 “혐의 적용 여부에 따라 징계 여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징계 처리 또한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ㄴ 순경은 민원인의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개인적으로 이용한 점을 인정했으며 부서 이동과 징계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ㄱ씨는 택배 상자에 붙어있는 자신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있는 송장을 제거하지 않은 채로 그대로 분리수거장에 내놨다. 하지만 택배 송장에 기재된 개인정보는 단순한 개인정보 노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악용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ㄷ(전주‧20) 씨는 ‘규격봉투미사용’이라는 항목으로 과태료 5만 원을 냈다. 개인정보가 담긴 송장을 제거하지 않고 버린 택배 상자에 누군가 쓰레기를 무단 투척해 애꿎은 ㄷ 씨가 과태료를 물게 된 것이다.

송장에 적힌 개인정보를 도용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2006년, 전단지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이 씨가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서류와 택배 송장에 적혀진 주민번호,주소와 전화번호를 도용했다. 그는 이를 이용해 여러 방송사 사이트에 가입해 다양한 가짜 사연을 만들어낸 뒤 8천만 원 상당의 경품을 타냈다.

가장 흔하게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순간은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할 때다. 이에 개인정보보호 포털의 ‘개인정보 오남용 피해 예방 10계명’에 의하면 회원가입을 할 때 비밀번호를 타인이 유추하기 어렵게 영문/숫자/특수문자 등을 조합해 8자리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 또한 6개월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변경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본인확인 및 성인인증을 필요로 하는 경우 개인정보인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는 대신 아이핀(인터넷상 개인식별번호)을 사용하면 개인정보 오·남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신용카드 번호, 공인인증서와 같은 금융정보들을 다룰 땐 되도록 피시방과 같은 개방된 환경 이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정영수 행정안전부 개인정보 보호 정책과 사무관은 “개인정보 이용약관에 이용목적, 이용보유 기간, 개인정보 수집 시 개인정보 관리 책임자 등이 적혀있기 때문에 회원가입 시 반드시 꼼꼼히 읽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어플을 이용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할 때 개인정보 이용 약관을 제대로 읽지 않고 전체 동의를 누르는 일도 삼가야한다. 개인 정보 보호 관련 법률이 강화되면서 많은 홈페이지와 어플에서 회원가입 시 개인정보 사용 동의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개인정보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개인정보 제공 시 동의서를 확인한다’에 60.1%가 ‘대부분 확인하지 않는다’ 에 응했다. 그 이유로는 ‘귀찮고 번거로워서‘가 38.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약관 중 ‘제 3자에게 위탁 혹은 열람을 동의’라는 항목에 무심코 동의를 누른 순간 개인정보는 제 3자에게 유출되기 시작한다. 김주영 인터넷진흥원 센터장은 “많은 기업이 보호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유출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인터넷진흥원에서는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상담 사례들과 이에 해당하는 주의사항을 모아 사례집을 제작했다. 황성원 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대응단장은 “이 사례집을 통해 개인정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개인정보 보호를 생활화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석환 인터넷진흥원 원장 역시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에 대한 관심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대중의 요구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며 “인터넷 진흥원은 개인정보 보호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7년도에 인터넷진흥원이 실시한 개인정보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4%가 ‘개인정보보호가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간한 ‘2018년 개인정보 보호 상담 사례집’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정보침해 신고는 1,325건으로 2017년보다 6%감소했다. 그렇지만 개인정보 침해 상담 건수는 16만 3172건으로 2017년에 비해 57%나 급증한 상태다.

정세진 기자 tpwlsdl555@jbnu.ac.kr

조유정 기자 whd5974@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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