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마저 운치 있게, 각종 전시 공연의 세계
궂은 날씨마저 운치 있게, 각종 전시 공연의 세계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9.2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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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들을 위한 전북기행 ③실내 문화시설]

궂은 날씨마저 운치 있게, 각종 전시 공연의 세계

 

한번 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우리, 하지만 자가용이 없는 ‘뚜벅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고민을 위해 전북대신문이 직접 걸어서 전북의 곳곳을 다녀왔다. 그 현장을 전한다. <엮은이 밝힘>

▲모악산이 품은 전북도립미술관

지난 21일, 폭풍 ‘타파’로 세찬 비바람이 불었다. 덕분에 정읍으로 야심차게 떠나려던 기자의 발이 묶여버렸다. 그렇게 뚜벅이 기자들은 비가 내리고 눈이 와도 즐길 수 있는 문화 시설들을 찾아나섰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완주군 모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전북도립미술관이다. 생각보다 꽤 먼 거리에 비오는 날 갈 만한 곳인지 반신반의 하며 길을 떠났다. ‘건지광장 정류장’에서 8-2번, 5-1번 버스를 타고 ‘국민은행금암지점 정류장’에서 내려 970번 또는 971번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약 1시간 동안 이동해야하는 긴 거리였지만 산자락에 있는 미술관이라기에 지루함보단 기대감이 앞섰다. 그렇게 도착한 ‘전북도립미술관 정류장’, 약 3여분 동안 표지판을 따라 길을 걷다보니 깔끔한 거리와 카페나 음식점 등의 편의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이윽고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나고 현대적인 모습의 미술관이 나타났다.

미술관의 입장료는 무료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월요일과 명절에는 휴관하니 주의해야 한다. 미술관에 들어서자 1층 상설전시실에선 ‘다채로운 질문’이란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는 미술관이 수집한 47점의 아시아 작품 중에서 10가지 작품을 엄선해 선보인 전시다. 작품을 둘러보던 중 다디 스티야디의 ‘스파이더 소년을 둘러싸고 있는 천사들’이란 작품이 눈에 띄었다. 오리부리 입의 천사들이 오리부리 입의 성모마리아 품에 안겨있는 스파이더 소년을 둘러싸고 있는 그림이었는데 마치 스파이더 소년이 천사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들의 오리부리 같은 입 모양이 되려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스파이더 소년을 조롱하는 듯 했다.

1층 전시관 관람을 마치고 2층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층 전시관은 ‘북경 전라특급’ 특별전이 진행됐다. 이번 특별전은 급부상한 중국의 현대미술을 집중 조명한다. 사회문제를 들추는 작가 치즈룽, 인간의 폭력과 공포를 포착한 작가 우가오중 등 갖가지의 사회적, 인간적 문제를 지적하는 작품들로 전시관이 가득 찼다. 여러 작품 중 우가오중 작가의 작품이 기자에게 충격을 넘어 공포를 안겨줬다. 마치 털 속에 무언가가 있는 듯, 액자너머에 거대한 무언가가 있는 듯 한 이 작품은 가로 150cm, 세로 250cm가량의 액자 속에 염색한 말의 털이 폭포처럼 흘러나오게 배치한 작품이다. 해설을 보니 우가오중 작가에게 털은 어린 시절의 무서운 기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북경 전라특급’ 특별전은 지난 22일 자로 마무리됐지만 다음달 1일부터 현대 수묵화를 조명한 ‘수묵정신 특별전’이 열리니 수묵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방문해 보길 바란다. 이 외에도 디지털 사진 강좌, 주말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주기적으로 진행된다.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미술품만이 아니다. 미술관 2층에서 본 모악산의 풍경은 작품만큼이나 커다란 감동을 줬다. 커다란 창 틀 안으로 보이는 모악산은 비구름과 안개가 내려앉아 한층 수묵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니나 다를까 전북도립미술관은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미술관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비오는 날이 더 아름다운 전북도립미술관, 색다른 작품과 아름다운 자연을 찾는 이들에게 한번쯤 권할만한 장소다.

▲‘소리’를 감상하고 싶다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으로

 

우리학교와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소리문화전당)은 시내버스보다 걸어가는 것이 더 편하다. 기숙사에서 전주동물원 쪽 방향으로 20분정도 걷다 보면 왼편에 큰 건물 여러 채가 보이는데 그 곳이 소리문화전당이다.

소리문화전당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전시, 무용, 음악 콘서트 등 여러 행사를 알리는 대형 포스터를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조형물을 활용한 예술작품이 여러 곳에서 기자를 반겨 줬다. 관람객으로 하여금 이곳이 복합예술 공간임을 인지하고 공연·전시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될 수 있도록 꾸며 놓은 것 같았다. 또한 전시장소를 여러 곳에 안내해 놓아 헤매지 않고 쉽게 찾아 갈 수 있었다.

기자가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이매진 존레논’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장이었다. 비틀즈의 멤버였던 존레논의 음악과 그가 생전 활동했던 모습들을 여러 사진 및 포스터 그리고 공간 예술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매진 존레논의 전시 날짜는 지난 22일에 마감해 현재 관람할 수 없다. 전시장에서는 회화, 조각, 서예, 사진, 공예 등 다양한 예술 장르 전시 등이 예정돼 있으니 이를 통해 아쉬움을 달래자. 전시장의 다음 일정은 10월 2일부터 6일까지 ‘천방지축 호랑이와 함께하는 시간여행’ 10월 12일부터 11월 10일까지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예정돼 있다.

사실 전시장의 일정은 작은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소리문화전당에는 다채로운 공연일정이 예정돼 있다. 소리문화전당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모악당에서는 전통 창극에서부터 오페라, 뮤지컬, 발레, 현대무용, 대중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대형공연이 기획돼있다. 특히 다음달 2일부터 5일간 열리는 세계소리축제(관련기사 12면)의 중요 공연장으로 다양한 공연이 예정돼 있다.

또한 모악당 옆 건물인 연지 홀에서는 연극, 연주회 등이 주기적으로 열린다. 소리축제 첫째날과 둘째날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의 ‘만세배 더늠전’이 열리며 셋째날에는 중교음악, 넷째날에는 첼로 공연이 예정돼있다.

그 밖에도 소극장인 명인홀에서 국악과 판소리, 소규모의 음악공연, 연극 등을 관람할 수 있으며 웅장하게 꾸며져 그리스 로마 시대를 연상시키는 야외공연장을 통해 자연속에서 낭만과 함께 공연을 볼 수 있다.

▲전주 역사의 명맥을 짚다, 전주국립박물관과 역사박물관

 

등잔 밑이 어둡다고들 한다. 전주에 온 지 햇수로 3년, 사실 전주의 역사에 대해 무지한 기자다. 어쩌다 날씨가 도와 전주의 박물관을 가게 됐다. ‘한나여성병원 정류장’ 앞에서 644번을 타고 전주국립박물관과 전주역사박물관을 향해 출발했다. 우리학교에서는 한나여성병원 정류장에서 684, 644, 684, 685번을, 농협 앞 정류장에서 554, 559 19, 62, 131번을 타고 박물관으로 갈 수 있다.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걸려 ‘국립전주박물관전주역사박물관’ 정류장에서 하차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전주역사박물관과 같이 자리하고 있어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역사박물관, 왼쪽으로 가면 국립박물관이다.

전주역사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전주역사박물관은 1층 교육체험실, 2층 전주문화예술실, 3층 기획전시실, 4층 동학농민혁명실, 5층 전주역사실로 구성돼있다. 취재 당시 교육체험실은 준비중이여서 이용할 수 없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2019 여름방학 특별전> ‘너와 나의 여름’이 전시 중이였다. 전시장은 옛날 부채, 선풍기, 아이스께끼 통, 모내기와 김매기에 쓰이는 농사 기구 등 만화 ‘검정고무신’에서 보던 근대 생활유물들로 차있었다. 전시관 중앙에는 여름철 전주에서 일어났던 역사적이거나 흥미로운 사건을 담은 연표도 전시돼있었다. 1954년에 경고간판에도 불구하고 단오를 맞이해 덕진연못에서 나체의 여성 목욕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취향정 앞뜰에는 그네가 쉴 새 없이 움직였다고 한다. 마치 신윤복의 단오 풍경이 떠오르는 일화였다.

4층으로 올라가면 동학농민혁명실이 있다. 동학농민운동 특집이 무산돼서 정해진 일정이기에 굉장히 반가웠다.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이유부터 일제강점기의 연장선이 되기까지 시간순서대로 구성된 전시관이었다. 특히 사발통문 복제본도 볼 수 있었는데 사발모양으로 둥그렇게 써진 이름들 가운데 ‘전봉준’도 보여 내심 반가움이 일었다.

5층 전주역사실에서는 구석기 이래 사람이 살아온 전주의 역사를 간략하게 보여준다. 전주는 태조 이성계의 본향이기에 조선건국과 함께 왕조의 발상지가 돼 풍패지향으로서 위상이 격상됐다. ‘풍패’란 건국자의 본향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실제로 전주객사를 ‘풍패지관’이라 한 것도 ‘풍패’에서 따 온 것이고 남문을 ‘풍남문’, 서문을 ‘패서문’이라고 하는 것도 풍패에서 한글자씩 따와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전주역사박물관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가면 국립전주박물관이 나온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1시간 연장해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전시공간은 본관과 어린이박물관으로 나뉘어 있다. 본관은 크게 고고실, 역사실, 미술실로 이뤄진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이 있다. 어린이 박물관에는 어린이를 위한 전시실뿐만 아니라 서예가 석전 황욱선생을 기념하는 석전기념실과 시민갤러리도 있으니 빼놓지 않길 바란다.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금속문화가 꽃 피우던 마한시대의 중심지였던 완주의 이야기를 담은 ‘오로지 오롯한 고을 – 완주’ 전시가 이번 달 29일까지 열린다. 전주뿐만 아니라 완주에 대한 역사가 궁금하다면 한번 쯤 찾아볼 만한 전시다. 상실전실의 첫 번째는 고고실이다. 고고실은 청동기부터 마한, 백제, 가야, 후백제 시절 등 전북지역의 선사 및 고대 문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미술실은 불교를 중심으로 불교조각품, 스님들의 사리 보관함, 고려청자 등을 볼 수 있다. 역사실은 조선 시대 유물과 함께 이상길, 채용신 등 전북의 선구적 지식인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한편 전주국립박물관은 여러 행사도 개최한다. 특히 오는 28일에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로 오후 2시와 4시에 부속건물인 열린공간 온에서 국가 무형문화재 한상봉 선생님과 대나무컵 만들기 행사가 예정돼있다.

장경식 기자 guri53942@jbnu.ac.kr

최기웅 기자 al12340@jbnu.ac.kr

주연휘 기자 aquanee98@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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