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그렇게 살인은 추억이 됐다
공소시효, 그렇게 살인은 추억이 됐다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09.26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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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 그렇게 살인은 추억이 됐다

지난 18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당시 피해 여성에게서 나온 DNA를 국립과학수사원에 분석 의뢰했고, 일치 대상자가 나타난 것이다. 용의자 이 씨는 놀랍게도 현재 청주처제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 수감 중인 50대 남성이었다. 많은 국민이 용의자를 특정한 것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현재 화성연쇄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나 용의자를 처벌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였다.

공소시효란 어떤 범죄사건의 형벌권이 일정한 기간의 경과로 소멸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25년이었으나 지난 2015년 7월 24일,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완전히 폐지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태완이법’이 통과됐다. 그러나 화성연쇄살인사건은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인 지난 2006년에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에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용의자 본인이 범행 사실을 실토해도 처벌하기 어려우며 체포나 압수수색 같은 강제수사도 어렵다. 이에 공소시효 폐지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뜨거워졌다. 반대 입장에선 시간 경과에 따른 증거판단의 불분명함, 사회적 관심의 약화, 수사 인력과 예산의 낭비 등을 이유로 들었다. 긴 공소시효 기간 자체가 범죄자에겐 충분한 정신적 처벌이라는 의견도 있다.

기자는 이러한 의견들에도 불구하고 반인륜적인 범죄에 한해서는 모든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 애초에 반인륜범죄자에게 개인적 인권은 무의미하다. 진심으로 처벌을 원한다면 자수하는 게 옳다. 또한 과학기술과 수시기법의 발전으로 증거 유지는 충분히 가능하다. 이번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밝힌 것도 과학수사 발전의 산물이다. 시간 경과로 증거가 없어져 수사가 어렵다는 건 옛말인 것이다. 일본 또한 이러한 이유로 공소시효를 유지해오다 폐지했으며 영국과 독일 등은 경범죄를 제외하고는 공소시효가 없다.

공소시효는 결국 가해자를 위한 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법적인 윤리성을 보아도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상황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태완이법의 시행으로 미제사건 수사전담팀이 구성되고, 교수부인살해사건 등 공소시효가 지난 범죄의 범인들이 잡히는 순기능도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그 영역을 좀 더 넓혀야 할 때가 아닐까. 흉악한 살인죄에 한해서는 시간 경과와 상관없이 공소시효가 전부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의 엄격함이 오히려 피해자를 겨누고 있는 공소시효는 도대체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윤주영┃대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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