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폴더 속엔
기자의 폴더 속엔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10.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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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폴더 속엔

필자는 평소 같은 과 동기들에게 곧잘 ‘정리’ 하라고 잔소리를 듣는다. 여기서 정리는 다름아닌 노트북 바탕화면 폴더 정리를 말한다. 편집장의 특성상 모든 기사와 자료를 폴더에 저장하는데, 한창 폴더가 쌓여있을 때는 폴더를 직접 찾지 못해 검색으로 찾아야 할 정도였다. 과 동기들은 사정을 몰라서인지 폴더들을 화면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소위 ‘데이터 쓰레기’로 치부했다. 하지만 필자는 폴더들을 볼 때마다 지저분하다고 생각하기는커녕 뿌듯함만이 느껴진다.

폴더들에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1497’, ‘1498’…차례로 정성스럽게 붙인 이름을 가진 것들을 쓰레기라고 부를 순 없을 것이다. 그 안에는 기자들이 발로 뛰며 취재한 자료와 인터뷰, 고뇌하며 쓴 기사 초고와 완성본이 담겨져 있다. 폴더에는 당시 기사 담당기자의 행적, 인터뷰원의 어투까지 알 수 있는 날것의 자료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물론 취재가 부실했다던가, 정보가 누락되는 등 어수룩한 점도 있지만 기자의 땀으로 만들어진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필자는 그런 노력을 알기에 그 폴더들을 함부로 삭제하지 못한다. 몇 날 며칠 밤을 새며 과제를 해본 적 있는 이들은 알 것이다. 비록 지금은 필요 없는 과정의 산물들이 자신의 노력을 증명한다는 것을, 이 시행착오들이 얼마나 좋은 반면교사가 되는지를

폴더에는 기자들의 노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용기 있는 학생의 부조리 고발, 직원들이 성의 있게 정리해 보내준 자료, 한 해를 잘 이끌어가겠다는 학생회의 다짐, 큰 업적을 남긴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남긴 조언 등이 한 데 녹아있다. 그들 또한 최선의 답변을 위해 인터뷰 직전까지 고민했으리라, 기자의 폴더에는 기자를 포함한 우리학교 모든 구성원의 고뇌의 결정체가 담겨있다고 말할 수 있다.

어느덧 1500의 이름을 가진 폴더가 바탕화면 한쪽에 자리 잡았다. 학교 구성원들의 고민들로 1500개의 폴더를 채웠다는 뜻이기도 하다. 폴더를 정리하며 1500이라는 숫자를 보기위해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음을 절실히 느낀다. 모두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 필자가 밤을 새며 신문을 만들 때 느끼는 뿌듯함도, 기자가 잘 써진 글을 보며 희열을 느끼는 것도, 모든 구성원의 덕이다. 이런 성원에 힘입어 전북대신문은 앞으로도 바른 소리 크게 내기 위해 모두의 고민을 귀 기울여 들을 것이다.

장경식│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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