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부문 심사평
소설부문 심사평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10.16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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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심사는 응모작들의 수준이 높아 당선작을 선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소설 부문 심사는 김완준, 김소윤, 엄숙희, 최기우, 서철원(왼쪽부터) 위원이 맡아 줬다.

 

 


대학부 소설

군더더기 없는 구성과 서사 뛰어나

문학은 자기고백의 또 다른 변형이자 시대를 들여다보는 창이다. 오직 그 세대의 그 시각으로만 볼 수 있는 현시대의 이야기다.

주로 눈에 띄는 것은 불화, 이혼, 가출로 인한 가족 해체였다. 고독한 청년들의 생계와 취업 등 현실적인 문제와 그 절망의 배경으로 불우한 가정사가 지목되는 형태였다. 또는 추상적인 가치를 두고 인물들이 갈등을 하거나 SF, 자기망상 등의 형식을 통해 현실을 외면하려는 소설도 많았다.

희망적인 것은 그런 중에도 최선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소설 속 인물들의 의지였다. 소설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문장과 흐름은 좋으나 전체적인 서사가 흐릿한 작품들이 많았다. 소설이 작가 개인의 고백을 넘어 소설로서 빛나기 위해서는 탄탄한 구성과 서사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당선작인 ‘결국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는 그런 면에서 매우 두드러진 작품이었다. 문장도 경쾌하고 간결할 뿐만 아니라 군더더기 없는 구성과 서사가 뛰어났다. 무엇보다 인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해로 전체적인 이야기를 대범하게 밀고나가는 힘이 느껴져, 앞으로 써나갈 작품들에 큰 기대가 된다.

후보작 ‘수몰지구’,‘푸줏간새’는 생생한 묘사와 문장이 눈에 띄었으나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하는 주제의식이 더욱 드러나야 할 것이고, ‘가위’는 소설의 시작이 좋았으나 지나치게 소재에 매달리기보다 큰 시각에서 소설을 써나갔으면 한다. ‘필경생’은 뛰어난 문장력을 빛낼 수 있는 촘촘한 서사를 고민해주기 바란다.

많은 응모작들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오랫동안 좋은 소설을 쓰고 싶다면, ‘그럴 듯한’ 소설을 쓰려기보다 ‘진정성 있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기 위해 더 노력해주기를 독려한다.


고등부 소설 심사평

폭력과 애도의 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한 수작

소설과 매체의 관계는 불가피하다. 매체의 발달과 함께 소설도 진화해왔다. 현재는 인터넷소설에 이어 웹소설과 웹툰 등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서사 장르가 확장되고 있는 시기이다.

이번 고등부 소설에서도 이런 소설의 변모 양상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단적으로는 환상성이 가미된 웹소설 형식의 소설이 자주 눈에 띄었고, 그런 영향 때문인지 소재와 표현, 형식 등이 훨씬 자유로워진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아쉬운 점은 소설적 언어에 대한 고민은 많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인물과 사건의 복합적인 상황이 미숙하게 설정되거나 갈등구조가 약하고 문장이 아직은 미숙한 경우가 많았다.

여러 심사위원들은 고심 끝에 네 작품을 본선에 올렸다. 철거민을 소재로 한 ‘원주민 게임’은 소외된 계층의 문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다루고 있지만 주제를 이끌어가는 힘이 약했다. 재외한인 3세들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일리아’는 탄탄한 문장력은 돋보였지만 사건 구성력이 약해 이야기가 밋밋하게 전개된 점이 아쉬웠다. ‘까마귀 지도’도 참신한 발상과 구성력은 좋았지만 주제 형상화가 약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당선작인 ‘나비무덤’(정찬영, 원광여고)은 폭력과 애도의 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는 수작이다. 폭력을 방조한 자의 괴로움과 그로 인해 자살한 친구의 죽음을 제대로 애도하지 못하는 고통을 나비를 모티프로 섬세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학교폭력과 자살의 문제를 얘기하면서 남겨진 자의 고통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폭력이 난무하고 있는 이 사회에서 무엇이 폭력인지, 그리고 폭력에 의해 희생된 이들뿐 아니라 남겨진 자들의 고통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수상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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