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독자시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11.27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자시

홍정의 경제 12


줄다리기

들썩들썩

흰 옷을 입은 여자와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줄다리기를 한다

가자 가자

제발 제발

흰 모자의 여자와

검은 모자의 사내가

줄다리기를 한다

삐걱거리던 소리가 멈추고

간절했던 응원이 조용해지면

패자를 위로하듯

울음소리만 가득하다

그래요

얄궂은 당신

당신이 이겼습니다

그래서

좋으신가요?


편의점

빙빙

편의점을 도는 사내

세평 남짓한

광활한 대륙을 누빈다

라면 코너 갔다가

과자 코너 갔다가

어묵 한 번 만져보고

김밥 한 번 쳐다본다

그제서야

그리운 어머니

밥 잘 먹냐 목소리 들려오면

미안해진 손은

가장 싼 도시락을 집는다


싸전다리 아래

딱딱

허리 굽은 노인의 지팡이가 딱딱

무에 그리 성이 나셨소

닳디 닳은 지팡이 끝으로

애먼 바닥은 왜 내리치오

딱딱

목이 굽은 비둘기의 부리가 딱딱

너도 그리 성이 나느냐

부리가 깨지도록

바닥을 쪼는 것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