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언론의 역할과 취해야 할 자세
지역 언론의 역할과 취해야 할 자세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12.0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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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전북을 묻다 5.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지역 언론의 역할과 취해야 할 자세

 

▲ 전북 내 신문사 162개, 종합일간지만 17개

“우리 지역에 언론사가 몇 개인지 아세요?”

교육을 하러 가면 위의 질문을 꼭 하게 된다. 다들 지방분권 시대를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자기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무관심하며, 변화를 말하지만 가장 먼저 변해야 할 지역 언론에 대해 무지하다. 언론의 역할과 자세에 대해 ‘언론 개혁’의 필요성을 말하지만, 정작 어떤 지역 언론이 존재하는지도 많은 지역민은 모른다.

전북 지역의 언론은 2019년 기준 종합일간지만 17개로 난립된 상황이다.

2018년 6월 18일 기준으로 전라북도에 등록되어 있던 정기간행물(일간신문, 주간신문, 인터넷)이 132개사였는데, 2019년 11월 5일에는 전라북도에 등록된 신문사가 모두 162개사다. 일 년 사이에 신문사가 도내에만 30개가 늘어난 것이다.

신문사가 증가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일선에서 퇴직한 지역 언론인들이 1인 언론사를 운영하면서 인터넷 신문이 급증하게 됐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방송사도 늘어났다. 문제는 저널리즘의 사명보다 개인과 사주의 이해관계 속에서 정치적, 사업적 지대추구의 역할에 충실한 언론사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대추구에 골몰하는 언론사는 개발 이슈를 중심으로 지역 내 성장 연합세력으로 구축되면서 지역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는 존재라 평가받기도 한다. 특히 전북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기준 없는 언론 홍보예산이 자격 없는 지역 신문을 연명시키는 수단이 되면서 관언 유착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 후원 협찬, 광고 수주 기자들의 당연한 업무 되기도

다매체 시대에 언론의 생존은 심각해지고 변화를 요구받는다는데 왜 여전히 지역 언론은 관행에서 탈피하지 못할까. 구독료와 광고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하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한 후원 협찬과 기자들의 광고 수주는 이제는 당연한 정상 업무가 되어버린 것일까.

더 심각한 것은 최저임금도 주지 못하면서 기자를 광고 수주를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경우다. 2016년 전주지검은 최저임금 미집행 및 대가성 광고 수주, 공짜 해외 연수를 제공받은 혐의로 전북 지역 14개 언론사 간부 10명(대표, 부사장, 편집국장)과 기자 13명 등 총 26명을 기소(3명 구속)했다. 영국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가 37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이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꼴찌를 기록할 정도로 언론 불신은 극심해졌고 지역 언론의 신뢰 문제는 무관심으로 인해 거론되지도 않을 정도이다.

지역 방송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 안에서도 지역은 차별된다. 전북의 경우 전주, 군산, 익산을 제외하고 11개 시군의 소식은 축제나 사건 사고를 제외하고 주요 뉴스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을 관통하는 공통의 문제에도 소극적이다. 안전문제가 대표적이다. 영광원전의 경우 최근 전국 뉴스화가 되기 전까지 지역에서 주요 의제로 보도되지 않았다. 지역민이 지역방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생활 밀착형 저널리즘에 앞장서야

그러나 언제까지 지역민의 외면 속에 지역 언론이 절망 속에만 머무르게 할 수는 없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이사는 민원해결 저널리즘을 지역민의 신뢰를 얻는 수단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 도민들의 삶과는 동떨어져 관과의 관계에만 집중하고 있는 지역 언론이, 생활 밀착형 저널리즘에 앞장서자는 것이다. 지역발전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 지역 언론에 대한 관심과 신뢰 제고, 지역 언론의 지역 밀착성 보도 강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민원해결 저널리즘은 큰 갈등 없이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슨 비리를 캐내는 ‘폭로 저널리즘’과는 달리 언론사에서 마음만 먹으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비교적 쉽게 실천에 옮길 수 있다는 장점도 거론되고 있다.[1]

또 눈여겨볼 점이 있다. 지역 언론과 지역 대학의 협업 모델이다.

강준만 (사회대 · 신문방송 교수)는 제2의 지역 언론 체제라 거론하며 지역 언론과 지역 대학의 협업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역 대학은 학생과 시민 중심으로 지역주민의 일상적 삶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넛지형 솔루션 저널리즘 실천’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산학협동 모델이 위기에 처한 지역 언론의 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가 곧 미디어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진다면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는 ‘넛지-솔루션 저널리즘’은 서로 겉도는 대학과 지역사회의 관계를 긴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더 나아가 중앙의 지원을 호소하는 방식의 발전 전략을 넘어서 지역 스스로 발전의 주체가 되는 길로 나아가는 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 언론의 정상화 통해 신뢰 회복해야 할 것

현재 처해있는 지역 언론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시민들이 원하고, 그동안 언론시민사회단체에서 요구해 왔던 것은 ‘언론의 정상화’이다. 사실에 기반한 보도, 관행에서 벗어난 보도, 윤리의식을 갖춘 정상적 언론활동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업 종사자들을 만나보면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만 가득하지 도민의 신뢰나 정상화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는 이미 어쩔 수 없다는 체념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정상화되지 않은 지역 언론의 활성화는 오히려 지방 분권 시대에 해악으로 존재할 뿐이다. 거대담론에 치중하지 말고 우리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며 성취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민원해결 저널리즘, 지역대학과 언론의 협업 등이 그 방법 중 하나로 보기에는 초라할지라도 지역 언론이 살 길이라고 본다.

지역 문제를 고민하며 합리적인 소통을 추구하는 지역민들은 의외로 많다. 여기에 지역 대학, 그리고 전북대신문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자 지역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칼럼을 요청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 같이 지역 언론 문제를 고민할 때 실질적인 지역사회 개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1] 강준만 제26회 언론학교 강의자료 <혁신 저널리즘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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