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다음 계획으로 휴식은 어떤가
우리의 다음 계획으로 휴식은 어떤가
  • 전북대신문
  • 승인 2019.12.04 1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즉혈>

우리의 다음 계획으로 휴식은 어떤가

12월의 초입, 어느덧 2019년 마지막 발행이 전북대신문에도 찾아왔다. 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항상 신년 계획을 세운다. 기자 또한 다음 학기 계획으로 ‘휴학’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었다. 하지만 휴학한다는 소리에 주변 반응은 한결같다. “휴학하고 뭐 할 거야?”라는 고정된 질문에 휴식을 위해 휴학한다는 소리를 입 밖으로 내뱉으면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요즘 학생들은 모두 휴식을 위한 휴학이 아닌 계획을 위한 휴학을 한다.

물론 정말 자신의 미래 계획을 위해 휴학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휴식을 원하고 휴학을 하는 학생들은 주변 반응에 못 이겨 휴학 후에도 토익과 각종 자격증, 대외활동을 할 거라고 둘러댄다. 결국 휴학을 하고서도 맘 편히 쉬지 못한다. 주변 지인들은 수능이 끝난 뒤 보낸 2, 3개월이 인생에서 유일하게 온전했던 휴식 기간이었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21세기 대한민국은 휴식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휴식을 지양하는 한국의 악습은 기계적인 교육 시스템으로부터 비롯된다. 기계적인 교육은 과열된 사교육을 낳는다. 오죽하면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달 26일, 일요일만이라도 학원을 쉬게 하자는 취지에서 ‘학원일요휴무제’ 도입을 권고했다. 주말이 쉬는 날이라는 건 학생들에겐 옛말이다.

이러한 교육을 받고 자라난 한국인들은 어른이 돼 불합리한 기업문화를 답습한다. 야근과 회식, 주말 출근이 당연시되는 사회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유명 방송인 타일러는 정시 퇴근을 의미하는 신조어인 ‘칼퇴’를 보고 의미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미국 사회에선 정시퇴근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일의 중심에 ‘일’이 없고 ‘근로시간’만 남아 있는 시대,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올해 정부에선 OECD 최장 수준인 한국의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시켰다. 하지만 아직까지 휴식보다 일과 계획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는 갈 길이 멀다.

소크라테스는 “한가로운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다”고 말했다. 인간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휴학을 하고 무작정 쉬면 뒤쳐질 거라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사람마다 때가 다른 법이라고 학교를 바로 졸업하더라도 내가 준비되고 완성돼있지 않으면 미래 보장은 어렵다. 한 해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을 자신에게 휴식을 선물하는 것도 하나의 계획이다.

윤주영┃대학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