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없는 KBS수신료 인상안
명분 없는 KBS수신료 인상안
  • 김환표┃전북민언련 사무국장
  • 승인 2010.11.2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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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이사회가 수신료를 현행 월 2천500원에서 3천5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11월 19일 야당 추천 이사들이 주장해온 ‘수신료 3천500원+광고비중(40%) 현행 유지’안을 여당 추천 이사들이 수용하면서 만장일치로 인상안을 합의 처리했다.

이에 따라 KBS는 30년 숙원을 이뤄 연간 2천200억 원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됐다. KBS이사회는 수신료 인상안을 의결한 뒤 “국가적 과제인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공적 책무의 성실한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일정액의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통해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 다양성이 확보되고 방송품질이 향상되면 그 혜택은 궁극적으로 국민 모두가 고루 누리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KBS의 수신료 인상은 명분이 없다. 한 마디로 말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용비어천가’와 ‘친 정부방송’에만 앞장서 온 KBS의 공영성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시민사회와 국민들은 KBS 수신료 인상의 대전제로 ‘정치적 독립성’과 ‘공영성’, ‘공정성 회복’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이번 KBS 수신료 인상엔 그런 전제조건이 빠져 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KBS의 공영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과 내용도 제시되지 않았다. KBS의 수신료 인상에 납득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KBS는 지난해 700억 원의 흑자를 내고 올해도 1000억 가량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들에게 손을 벌릴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KBS는 왜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켰을까? 여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수신료 인상이 종합편성 채널의 시장 진입과 안착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KBS의 수신료 인상 추진이 이른바 ‘미디어법’과 함께 맞물리면서 진행되었다는 사실은 이를 잘 웅변해준다. 이 때문에 수신료 인상에 따라 줄어든 광고가 종합편성채널의 식탁 위에 오를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일각에선 이번 수신료 인상안이 현재 KBS의 광고비중을 유지하도록 했기 때문에 종합편성 채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KBS의 광고비중 유지 문제는 KBS 이사회의 결정으로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KBS수신료 인상과 광고비중 조율의 공은 방송통신위원회로 넘어갔다. 벌써부터 종합편성채널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는 사설을 통해 한 목소리로 ‘KBS의 광고비율이 줄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신료 인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자기들의 ‘밥그릇’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실토하면서까지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한 일종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종합편성 채널 도입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 온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떠한 행동을 취할지는 안 봐도 뻔하다.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 종합편성채널의 배를 채우려는 수신료 인상 추진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김환표┃전북민언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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