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제가 법제화 돼서는 안 된다
수석교사제가 법제화 돼서는 안 된다
  • 동훈찬|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 승인 2011.05.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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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교사제는 교사 본연의 가르치는 업무가 존중되고, 그 전문성에 상응하는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수업 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우대 받는 교직풍토를 조성한다는 목적에서 논의되고 있다. 즉, 현재 교사-교감-교장의 단선적 교원 승진 체계에서 수석교사라는 교수직 중심의 자격·경로를 신설함으로써 현 교장·교감의 학교관리직 우위 풍토를 수업전문성 존중 분위기로 전환하고 과도한 승진 경쟁 해소에 목적을 둔 제도로 교육계 내부에서는 이미 지난 1980년대부터 논의되어 왔다.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수업 잘하는 교사를 우대하겠다는 이 제도에 대해 대체적으로 찬성하기 쉽다. 그러나 새로운 정책은 우리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단순히 취지나 방향이 옳다고 해서 성급히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 학습 부담 경감의 취지로 전격 도입된 '미래형 교육과정' 역시 취지는 훌륭했으나 학생들에게 국·영·수 학습 부담만 가중시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석교사 도입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재의 제도는 학교 현실에서 전혀 다른 제도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사실 수석교사제 논의 수준은 법제화를 논의할 단계에 와 있지 않다. 교직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수석교사의 위상, 역할, 수석교사와 관리직의 관계 등 쟁점이 어느 하나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국회 입법 조사처도 '자격·역할 등에 대한 총체적인 검토를 거쳐 적합한 모형을 도출해 시행해야 할 것이다'라고 언급할 정도다. 즉 수석교사제는 80년 초반부터 교육계에서 논쟁이 돼 왔으나 '수석교사제'에 대한 개념 및 역할 위상 등은 아직도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 현재와 같은 승진경쟁이 과열돼 있는 우리 학교의 현실에서는 수석교사가 교감의 보조적 지위에 불과해 결국 또 하나의 승진 단계만 만든다는 점이 문제다. 찬성론자들은 수업과 관리직의 이원화를 전제로 국민들을 설득한 후 법제화 이후에는 수석교사를 관리직(교장·교감)과 교류하겠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 수석교사와 관리직을 교류하게 되면 수석교사제 도입의 당초 취지가 사라지며 승진경쟁 과열과 관리직 중심으로 학교 문화 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될 경우 수석교사는 관리직으로 가는 전 단계에 불과해 교사들에게는 또 하나의 승진 경쟁에 몰입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수석교사들의 수업을 시간강사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점도 문제다. 수업 전문성 강화를 위해 도입되는 제도가 학생들의 입장에서 수업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외 선발과정의 공정성 확보 문제, 수석교사의 명확한 업무 등 쟁점이 되는 사안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따라서 우리 국민들이 공교육의 강화를 염원한다면 소모적인 수석교사 문제는 학계의 장기연구과제로 남겨두고 오히려 교장승진제도 개혁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사실 교수직 중심의 교원자격 도입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교장승진제도의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 승진단계에서의 학교비리 근절, 학생과 학부모 중심의 민주적 학교 운영, 학교 현장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서도 교원승진제도의 개혁이 가장 시급하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일부 교장단을 제외하고는 교육계 내부에서는 이견이 없다.
분명한 것은 지금은 수석교사에 대한 논란보다 교장선출보직제, 혹은 내부형 교장공모제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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