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이병기최명희문학상 심사평
가람이병기최명희문학상 심사평
  • 전북대신문
  • 승인 2012.10.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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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 청년소설 문학상 대학부 심사평

 

 

 

 

응모작품에서 소설의 새로운 전성기 봤다

소설의 위기라는 담론이 언제나 소문의 차원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위기마저 하나의 서사로 삼아버리는 소설이라는 장르의 무시무시한 유연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구체적으로 그것은 삶의 위기의 문학적 변용이기에 동시대 삶의 위태로운 면을 예민하게 포착하고 묘사하고 그 속살을 드러내는 소설을 통해 우리 시대의 위태로운 면을 엿볼 수 있다. 대학부 응모작들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삶뿐만 아니라 그들의 눈에 비친 사회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한국소설의 미래를 앞당겨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밤의 실종」,「인간이하」,「관」,「몽타주」,이렇게 네 편이었다.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지닌 작품들이었고 오랜 시간 공들여 문장을 갈고 다듬으며 혼을 불어넣은 흔적이 역력했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녹록치 않아 한국소설의 미래가 암울하기는커녕 외려 새로운 전성기를 앞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진지한 흥분을 불러일으켰다.
「밤의 실종」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린 사람들이라는 익숙한 모티프를 다루고 있지만 삶에서 벌어지는 뜻밖의 사건들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흘려보내며 살아야 하는 이들의 비애를 능청스럽게 묘사했다. 그러나 각각의 사연들이 조우하는 장면이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사라져 버린 사람들이라는 모티프를 일반화하는 과정에서 노출된 허점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하」는 화자를 통해 밝혀지는 끔찍한 진실이 읽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할 만큼 구성의 묘미를 지닌 작품이다. 객관화된 구성에 비해 화자의 판단이 직접적으로 행간에 드러난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누나의 몰락하는 삶을 진술하는 화자의 목소리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판단을 유보했다면 좀 더 완벽해졌을 것이다.
「관」은 죽음에 이끌리는 심리를 절제된 문장으로 묘파한 수작임에 틀림없다. 인간의 근원적 불안이라 칭해도 좋을 어떤 충동을 섬세하게 포착한 솜씨가 돋보인다. 그러나 인물에 부여된 이력들이 인물의 현재를 독해하는데 외려 방해가 되고 그런 이유로 맞닥뜨린 현실과의 치열한 대결의식이 희석된 듯하다.
「몽타주」는 몽타주를 그리는 형사가 최종적으로 자신의 얼굴에서 공포를 느끼는 과정에 가족과의 갈등이 얽혀드는 작품이다. 낯익은 것이 낯설어지는 순간 공포가 발생하고 그 공포는 일상에 내재된 것이라는 점이 문학적으로 형상화된 수작이다.
「관」과 「몽타주」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기이하게도 두 작품 모두 형사가 주인공이며 삶의 어느 순간에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무력감을 표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느 작품을 선택한다 해도 무방할 정도였으나 「관」의 서술방식이 형식적 기교에 치우쳤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몽타주」의 일상의 균열을 서사의 중심으로 삼는 산문정신이 조금 더 믿음직하다고 판단했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응모자들에게는 격려를 보낸다.

최명희청년소설문학상 고등부 심사평  

당선작, 과감한 필치와 세련된 작법 돋보여

올해 최명희 문학상 고등부 소설부문에 투고된 작품을 2주에 걸쳐 꼼꼼하게 읽은 후, 6편의 작품을 본선에 올려 다시 심사하였다. 투고된 작품의 대부분은 가족서사에 바탕을 둔 작품들이었다.
고등학생들만이 발휘할 수 있는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기대하였으나, 바람과는 달리 기성작가들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듯 스타일적인 것에 비중을 둔 작품들이 많았고, 서사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작품 또한 드물었다.
여타 글쓰기는 독서의 바탕 위에 세워지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나 기성작품이 영향을 넘어 목적이 되어 자기만의 글쓰기 방식에 혼란을 가져온 작품이 많아 아쉬움이 컸다. 또 서사의 완결에 대한 강박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작위적인 흐름으로 결론을 맺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작가의 개인적 욕망이 비대해졌기 때문인데, 문학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백일장 혹은 입시를 위한 관문과 도구로서의 글쓰기가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문학의 본령을 잊은 글쓰기는 그 가치와 의미에 있어 절실함을 발견하기 어려운 법이다. 따라서 심사의 기준을 자기만의 글쓰기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작품에 두었다.
올해 최명희 문학상 고등부 소설부문 당선작은 정유진(고양예고)의 작품 「똥개들의 왕」이 선정되었다. 작품은 세련된 작법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등학생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과감한 필치와 전체적인 필력은 여타의 작품과 달랐다. 다소 투박한 면이 없지 않으나 기발한 상상력 위에 놓인 작자의 과감성이 삼사위원들의 눈을 붙잡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당선을 축하하며 문학의 본령에 더욱 정진하길 고대한다.

가람 이병기 문학상 대학부 심사평 

시적 울림 얻는데 성공한 청년 패기에 박수를

초가을이라고 했지만 날씨는 후텁지근했다. 때를 가늠할 수 없다는 일기예보를 타고 아열대징후는 심사장까지 밀고 들어와 대학생들이 쓴 시의 행간 행간에 제 숨소리를 끼워 넣고 있었다. 시가 무엇일까. 만물의 목숨 어떤 지점에서 시의 처음이 포착되며 그것의 어디까지가 시일까. 응모된 시들은 심사를 보는 내내 그것을 몇 번이고 다시 물었다.
시를 얕보고 헛발질하다 만 작품이 많았기 때문일까. 현실이 왜 이러냐고 언어에 몽둥이질을 해대거나 이미지 그물망에 빠져들어 끝 모를 관념 속에서 허우적이는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일까. 응모된 시들은 천차만별이었다. 시의 촉수를 들이댄 것이 자연이든 삶의 정황이든 자신의 내면이든 이것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물질화 된 언어로 형상화하려는 작품들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한 작품들이 더 많았다. 좋은 시를 쓰기보다 좋은 시를 필사하듯 많이 읽고 나서 써야 할 작품들, 삶의 모습이 왜 이런지를 사회과학적으로 면밀히 섭렵하지는 못했을지언정 사회적 삶의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조차 하지 않은 작품들, 작위적으로 시를 만들다 못해 후텁지근해진 작품들은 심사위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오늘 읽은 시의 현실이 이럴지라도 청년의 패기와 고민과 열정이 시적 울림을 얻는 데에 성공한 「대추꽃」, 「손금」, 「재떨이」, 「꽃피는 손톱」, 「꽃잎미끼」를 본심에 올린다. 모두 수작이었으나 특히 「꽃잎미끼」가 대학생다운 참신함과 이미지 전개의 신선함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또한 시상을 이끌어 나가는 구조가 매우 안정 돼 있어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가람이병기청년시문학상 고등부 심사평

시어 구사와 시상 전개 우수해 당선작으로 결정

많은 학생들이 응모하였다. 시의 심장이 요동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많은 응모작에 공통적으로 들어나는 문제점도 많았다. 시라는 장르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여 쓸데없는 말들과 비문들이 많이 발견되었다. 시가 압축과 생략의 미덕을 지닌 장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같아 아쉬움이 컸다.
최종심에「열꽃」,「손금」,「지구본, 세상을 돌리다」,「호두 한 알」등 4편이 올랐다.
「열꽃」은 대상을 보고 관찰하는 힘과 시상을 엮어가는 능력은 인정을 받았으나, 시상을 전개해 나가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약해지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특히 결말은 심사숙고해 볼 문제다.
「손금」은 한 가계를 잇는 출생의 내력을 손바닥을 통해 보여주는 것 같아 고등학생답지 않은 사고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시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적확한 시어의 선택이 아쉬웠다.
「지구본, 세상을 돌리다」는 지상과 천상을 오르내리고 거침없이 바퀴에서 지구까지 달려 나가는 상상력이 좋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몇몇 추상적인 표현들이 작품을 당선권에서 밀어내고 말았다.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가 되는 학생이다.
마지막으로 남은「호두 한 알」은 적절한 시어의 구사와 시상을 엮어나가는 능력, 상상력 등에서 인정을 받았다. 나머지 응모한 작품들도 고르게 수준에 올라 있어 믿음이 가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2012 가람이병기최명희문학상 심사위원

소설
김춘섭(전남대 명예교수)
김병용(작가, 전북대 연구원)
백가흠(작가)
손홍규(작가)


백수인(조선대 교수)
양병호(전북대 교수)
문정(시인, 우석고 교사)
이병초(시인, 웅지세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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