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으로 부채를 갚기로 약정한 채무자가,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처분한 경우 형사처벌을 받는지 여부
부동산으로 부채를 갚기로 약정한 채무자가,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처분한 경우 형사처벌을 받는지 여부
  • 전북대신문
  • 승인 2014.11.1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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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A는 B에게 부채를 변제하지 못할 경우 부동산을 부모님으로부터 유증 받으면 대물로 변제하기로 약정(대물변제예약)했다. 그러나 A는 유증 받은 후 이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다. 이 경우 A는 실제 재산상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고 B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보아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가.

[A] 위 사건에 관하여 검사는 위 사실을 배임죄로 인정해 기소했고, 제1심과 항소심은 유죄로 인정했다.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형법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해 성립하는 범죄로 배임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어야 하는데, 소비대차 등으로 인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채무자가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장래에 특정 부동산의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이전하기로 하는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경우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는 ‘타인의 사무’가 아닌 ‘자기의 사무’에 해당하기에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대판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그 논거는 ①대물변제예약에 의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는 예약 당시에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부채를 반환하지 못해 채권자가 예약완결권을 행사한 후에  문제되는 것이고 ②채무자는 예약완결권이 행사된 이후에도 채무를 변제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고 ③채권자는 해당 부동산 자체보다 담보물로서의 가치를 평가하고 기존의 채권을 변제받는 것이 주된 목적이므로, 채무자의 행위로 대물변제예약에서 정한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더라도, 채권자는 채무자로부터 금전적 손해배상을 받아 대물변제예약으로 달성하고자 한 목적을 이룰 수 있고 ④담보 목적으로 체결된 대물변제예약의 목적은 부채반환의무의 이행 확보에 있는 것으로 그 예약에서 정한 부동산의 소유권 이전은 계약관계의 부수적 내용에 그친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대의견은 종래 대법원은 부동산 이중매매, 이중근저당권설정 등의 사안에서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해 왔는데 대물변제예약은 배임죄의 성립 여부에 있어 부동산 이중매매 등의 사안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고 담보계약에 의한 당사자 간의 신임관계도 배임죄에 의해 보호되어야 할 법익이 될 수 있기에 담보목적으로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후 신뢰를 위반해 대물로 삼은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에도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결의 의의는 형법상 배임죄가 그 구성요건의 추상성으로 인해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될 위험이 있고,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과도 구별이 모호한 문제가 있으므로, 형벌법규의 취지에 맞게 제한적으로 해석해 배임죄에서의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한 것으로, 배임죄의 해석에 있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다만 이 판결은 종래 부동산 이중처분과 관련해 문제되던 사안 중 담보목적의 대물변제예약에 한정해 판단한 것 일뿐 부동산 이중매매나 이중저당에서까지 배임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김학기│법학전문대학원 교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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