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에 의해 학교 안전사고에 대한 보상금이 제한되는가
지병에 의해 학교 안전사고에 대한 보상금이 제한되는가
  • 전북대신문
  • 승인 2016.11.24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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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등교해 자율학습 중이던 오후 2시경 학교의 화장실 안에서 앞으로 쓰러져 있었고 다른 학생들에 의해 발견돼 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사망했다. 직접사인은 자세에 의한 질식, 그 원인은 간질발작으로 추정됐다. 이에 위 학생의 유족들인 원고들이 피고 학교안전공제회를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를 청구했다. 원고들의 청구는 인용될 수 있는가?


피고 학교공제회는 항소심에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약칭 학교안전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 내지 제3항에 따라 피공제자(위 학생)의 기왕증을 참작해 공제급여가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은 위 시행령 조항은 모법인 학교안전법에 지급제한의 근거 규정이나 위임이 없음에도 법률에서 정한 공제급여를 제한하고 있어 무효의 규정이라고 보고, 피고 공제회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배척하고는 원고청구를 인용한 1심의 결론을 유지했다.


2012. 4. 1 시행되는 학교안전법 시행령 제19조의2는 피공제자에게 이미 존재하던 질병, 부상 또는 신체장애 등(이하 ‘기왕증’)이 학교안전사고로 인해 악화된 경우에는 기왕증의 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고 공제급여를 지급할 수 있고(제1항), 장해급여, 간병급여 및 유족급여 산정시 피공제자에게 과실이 있으면 상계할 수 있으며(제2항), 과실상계 대상 및 기준등을 교육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제3항)고 새로 규정했다. 이 시행령 이후에 발생한 이 사건에서 이러한 시행령 조항이 모법의 위임 없이 규정된 것이거나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위 선례사건의 입장 유지하면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위 시행령 조항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민사상 손해배상 사건에서 기왕증이 손해의 확대 등에 기여한 경우에 공평의 견지에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 적용해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제한하는 법리도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학교안전법에 따른 공제급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학교안전법 제36조 내지 제40조가 규정하는 ‘지급기준 등’이 학교안전법 제43조에 규정된 지급 제한사유 이외의 다른 사유로 공제급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위임한 취지는 아니므로 기왕증과 과실상계에 의한 지급제한 사유를 규정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학교안전법 제36조 내지 제40조에 의해 위임된 사항을 규정한 것이라면 이는 그 위임의 범위를 넘는 것이고 그 밖에 달리 시행령에서 그와 같은 지급제한사유를 추가해 정할 수 있도록 모법에서 위임한 규정을 찾아 볼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위임이 없거나 위엄범위를 벗어나 피공제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시했다[대법원 2016다208389].

 


위 판결은 학교안전사고로 인하여 피공제자가 입은 피해를 학교안전공제회로 하여금 직접 전보하게 하는 일종의 법정 채권관계에 의한 급부이므로 민사상의 손해배상 제도와는 그 본질이 다르고, 학교라는 생활공동체 안에서 발생하는 불의의 각종 사고로부터 학생, 교직원 등을 두텁게 보호하는 일종의 ‘사회안전망’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효력에 관한 하급심의 판단이 양분되는 상황에서 이에 관하여 분명하게 판단하여 민사사건에서 시행령의 무효를 선언한 첫 사례로서 의의가 있다.


김학기 |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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