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인 관련 손해배상청구가능 여부
한센인 관련 손해배상청구가능 여부
  • 전북대신문
  • 승인 2017.04.0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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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甲 등은 한센병으로 1950년경부터 1978년경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의사 등으로부터 정관절제수술 또는 임신중절수술을 받았는데, 2007. 10. 17 제정된「한센인피해사건의 진상규명 및 피해자생활지원 등에 관한 법률」(약칭, 한센인피해사건법)에 따라 설치된 한센인피해사건 진상규명위원회는 甲 등은 한센인피해사건의 피해자로 결정했는데도 국가에서 배상을 거부해 결국 국가를 상대로 국가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甲 등은 위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는지요.

[답변] 이 사건 소송의 쟁점 중 하나인 국가 소속 의사 등이 甲 등에게 행한 정관절제수술 등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해, 법원은 국가 소속 의사 등이 한센인에게 시행한 정관절제수술 등은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행위로서 그에 관한 동의 내지 승낙을 받지 아니했다면 헌법상 신체를 훼손당하지 아니할 권리와 태아의 생명권 등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한센인의 임신과 출산을 사실상 금지함으로써 자손을 낳고 단란한 가정을 이뤄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물론이거니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인격권 및 자기결정권, 내밀한 사생활의 비밀 등을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행위이다. 더욱이 위와 같은 침해행위가 정부의 정책에 따른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라고 인정받으려면 법률에 그에 관한 명시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고,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해야 하며, 침해행위의 상대방인 한센인들로부터 '사전에 이뤄진 설명에 기한 동의(prior informed consent)'가 있어야 하며, 만일 피고가 위와 같은 요건을 갖추지 아니한 채 한센인을 상대로 정관절제수술이나 임신중절수술을 시행했다면 설령 이러한 조치가 정부의 보건정책이나 산아제한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서 민사상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설령 甲 등이 위와 같은 수술에 동의 내지 승낙했다 할지라도, 甲 등은 한센병이 유전되는지, 자녀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치료가 가능한지 등에 관해 충분히 설명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한센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 열악한 사회․교육․경제적 여건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동의 내지 승낙한 것으로 보일 뿐 그들의 자유롭고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다.

이 사건의 또 다른 쟁점으로 甲 등의 주장이 소멸시효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행사가 있었는지 관련해, 한센인피해사건법에 의한 피해자 결정을 받은 甲 등에게는 그 결정 시까지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고, 甲 등이 국가의 입법적 조치를 통한 피해보상 등을 기대했으나 국가가 아무런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자 비로소 국가를 상대로 개별적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특수한 사정이 있으므로 한센인피해사건 피해자 결정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甲 등은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제할 만한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행사를 한 것으로 보아 甲 등은 일부인용돼 정신적 손해배상금 3~4,000만원씩 받게 됐다[대법원 2017.2.7.선고 2014다230535판결].

 이 판결은 국립소록도병원 등에서 한센인에게 시행한 정관절제수술 또는 임신중절수술은 한센인의 헌법상 신체를 훼손당하지 아니할 권리와 태아의 생명권 등을 침해하고, 한센인의 임신과 출산을 사실상 금지함으로써 자손을 낳고 단란한 가정을 이뤄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인격권, 자기결정권, 내밀한 사생활의 비밀 등을 침해하거나 제한한 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 대한민국은 그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한다는 점을 밝힌 첫 번째 대법원 판단으로서 한센인의 인권보장에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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