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가람이병기청년시문학상 고등부 당선작
2017 가람이병기청년시문학상 고등부 당선작
  • 전북대신문
  • 승인 2017.10.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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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독뼈

김상희 고양예고 1

그 집 모퉁이에 세 들어 살고 싶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거긴 비 오는 것도 큰일이겠지 싶었다
그녀는 허리가 굽고 배가 나와 설거지를 할 때면
티셔츠의 배 부분이 젖어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안기는
주인의 어린 딸이, 그 딸이 기억하는 어미의 품이
축축하여 비린내가 났다

나는 장손이라 오도독뼈를 먹지 못했다 그녀는 소 돼지의
여린 살을 먹지 못했다 그녀는 설거지 더미에서
찾아 낸 오도독뼈를 금덩이인 냥
혀 아래로 숨겨두었다 이리주세요 그녀는 축축해진
윗도리를 잡고 제 말은요, 그러니까 혀 아래 얼마간의 슬픔을
머금고 전혀 안 그런 것처럼 살고 싶다는 말입니다

오돌뼈라고 부르셔도 고생하진 않으실걸요?
원래 우리가 편한 게 최고잖아요 사는 게
진창 같아도 여긴 우리나라니까요 나는 체류하던
환상에서 나와 그녀를 바라보았다
젖은 티셔츠, 물비린내 나는 고깃집 주인에게 나는 어째서 오돌뼈는
안 되는지 물어보지 못 했다 평생을 물어도 모를 일이었다

오돌뼈가 오도독 소리를 내며 혀 아래로
박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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