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고이, 조선시대 과부의 고단한 삶
85. 고이, 조선시대 과부의 고단한 삶
  • 전북대신문
  • 승인 2017.10.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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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탄원서인 고이의 앞면(위쪽)과 뒷면 일부(아래쪽)


이 문서는 친정 오빠가 여동생의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탄원서인데, 고문서의 내용을 통해 고단했던 과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만술의 여동생은 자녀도 없이 청상과부로 20여 년을 살면서 그 정조(貞操)와 열행(烈行)을 인정받았는데 불행하게 작년에 무뢰배들이 밤을 틈타 침입하는 사건이 있었고 마땅히 의지할 곳이 없어서 시댁 고종(姑從)인 유정도(柳正道)의 집에 몸을 의탁하게 되었다. 그런데 유정도의 아내가 질투를 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밤에 여동생의 방에 들어가 칼로 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일어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으니 그 원통함을 풀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은 두 가문의 체면에 먹칠을 하는 일이었다. 요즘의 삼류 막장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사건이 외부에 알려질수록 좋을 것이 없었다. 더구나 이만술은 상중(喪中)에 있었다. 가능하면 사건을 빨리 마무리해야 할 상황이었다. 소지 뒷면에 서로 합의하는 문서인 수기(手記)가 적혀 있다. 소문의 진위(眞僞)는 확인하기 어려운 법이고 결국 상해사건의 피해자인 과부는 보호받지 못하였다. 사회적 파장이 클 상해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 사또는 별다를 역할을 하지 않았고 사적인 합의서를 작성한 뒤 사건을 덮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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