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벼랑 끝까지 밀어낸 인력부족 문제
간호사 벼랑 끝까지 밀어낸 인력부족 문제
  • 전북대신문
  • 승인 2018.03.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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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현직 간호사 수…OECD 하위권
업무 부담 스트레스, 태움 원인으로 작용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 서울아산병원의 자살과 관련한 ‘문재인대통령님 간호사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국내 최고의 병원조차 충분한 간호사 인력이 확보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간호사들을 더 이상 벼랑 끝으로 밀어내지 말라며 간호사 인력충원의 절실함을 호소했다.


우리나라 현직 간호사 수는 인구 1000명당 5.9명으로 OECD 하위권이다. 때문에 간호사 1명이 환자 16명을 돌봐야 하지만 실상은 간호사 1인당 평균 환자 수는 43.6명으로 미국 5.3명의 8배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1962년부터 의료법에 시행규칙으로 제시된 ‘1일 평균 입원 환자 5인대 간호사 2인’ 기준이 2018년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인건비보다 의료기기에 예산을 들이는 병원이 많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현직 간호사 ㄷ씨에 증언에 따르면 서울 A병원의 경우 간호사 1인당 환자 20명을 할당한다. 그러나 평균 5명 정도의 입‧퇴원환자도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25명을 담당한다. 지방 B종합병원의 경우엔 간호사 한 명당 맡는 환자 수가 60명이다. 일이 더딘 신입간호사가 주사를 놓는 경우에 한 사람당 5분만 잡아도 300분이다. 주사를 모두 놓기엔 5시간도 부족하고 그 사이에 간호사에게 다른 일이 아무것도 없어야한다. ㄷ씨는 “환자 컴플레인에, 입‧퇴원환자 행정 처리에, 중간에 수술도 들어가야 하니 밥도 못 먹고 물도 못 마시는 게 현실”이라며 “하지만 환자들은 그걸 알지 못하니 간호사들을 계속 재촉한다”고 전했다.


인력 부족 문제는 간호사가 의사, 보호자, 환자에게 시달림을 당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스트레스의 화살은 같은 간호사에게 돌아간다. 타겟은 신입간호사다. 신입간호사에겐 병원업무를 가르쳐주는 선배간호사가 붙는데 선배간호사도 자신의 일이 많이 있기 때문에 신참교육에만 전념할 수 없다. 게다가 이 교육엔 대가가 없다. 신참교육을 맡았던 ㄷ씨는 “그렇지 않아도 바쁜데 신입간호사가 교육을 못 따라오면 화가 난다”며 “내 일도 벅찬데 신입이 실수를 하면 ‘그냥 내가 할게’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온다”고 전했다. 이처럼 기초적인 교육에서부터 사소한 태움이 시작된다. 신입간호사는 이런 상황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이런 시스템에서 반기를 드는 순간 병원 일을 아무것도 배울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간호계는 과도한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인력충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가 간호사 인력충원을 위해 간호대 정원을 늘려 간호사 면허 소지자가 늘었지만 좋지 않은 근무 환경 때문에 이직률이 높아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저 표면적인 숫자 충원이 아니라 근무 환경 개선을 기반으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 교육기간 과도한 업무 부담이 신입간호사에 대한 태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교육 시스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주연휘 기자 aquanee98@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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