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도 과유불급
배려도 과유불급
  • 전북대신문
  • 승인 2018.03.28 13:1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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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릴 때부터 남을 배려해야 한다고 배운다. 또한 우리는 배려에 대해 기술한 책도 많이 접할 수 있다. 한상복 작가의 '배려'가 100만부 넘게 팔리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렇게 우리 사회는 배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행위인 배려. 배려의 한자를 풀어보면 ‘짝처럼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함’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 속에서 오고가는 배려는 웃음 짓게 만들기도 한다. 필자 역시 따뜻함이 묻어나는 배려를 듣고 배우며 자랐다.


며칠 전 필자는 친구와 오랜만에 밥 한 끼를 먹으면서 여러 말을 나눴다. 그 말 중에는 “네가 먹고 싶은 것을 먹자, 나는 아무거나 다 괜찮아”도 있었다. 일정을 마치고 생각해보니 문득 너무 과한 배려를 표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당시 필자는 무척 피곤한 상태라 메뉴 선정의 고민에서 벗어나 누군가 추천해 주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그런 필자에게 그 말은 배려가 아니라 고민거리 하나를 준 셈이게 됐다.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조금 오래된 일도 생각났다. 필자는 막 수능을 마치고 지역사회 청소년 센터에서 활동했다. 그곳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됐다. 하루는 친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필자도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었지만 한쪽에 혼자 있었다. 필자가 그 이야기에 낌으로써 분위기가 어색해질 것 같았다. 믿기지 않겠지만 어색해지지 않길 바라는 배려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하지만 곧 이 행동은 오해를 불러 샀다. 한 친구가 와서 '왜 우리랑 같이 어울리지 않냐?'며 '우리랑 같이 있는 게 재미없냐'고 물었다. '역시 마이웨이 서도경'이라는 친구의 마지막 말에 필자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로써 필자는 친구들이 다가오기 힘든 이미지를 심어주는 꼴이 돼버렸다. 배려가 오히려 역효과로 돌아오다니. 필자는 절대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항상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것 같은 배려도 그러지 못할 때가 있었다.


필자가 행한 배려는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와 꼭 맞아 떨어진다. 배가 고파서 먹은 맛있는 음식들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소화불량이 나타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배려도 예외는 아니다. 늘 긍정의 의미를 지닐 것 같은 배려조차도 긍정이 아닌 순간들도 있다. 남을 생각하는 생각이 오히려 독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배려는 다다익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많아서 나쁠 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감히 그 의견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딱 그 지점. 부족함도 아니고 넘침도 아닌 그 적절한 지점을 추구해야 한다. 적절한 배려로 각자의 소중한 관계를 이어나가길 바란다.


서도경|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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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신문 2018-05-10 10:47:57
관심 갖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부분을 좀 더 매끄럽게 수정했습니다.

??? 2018-05-09 23:37:55
그런 책을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본적이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제가 이상한 건가요.

스트롱 2018-04-30 17:11:23
'배려'라고 크게 쓰인 두 글자와 함께 우산을 든 아이가 그려진 책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말하셨는데 저는 모릅니다. 제가 이상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