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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탐방기 ⑨ 치마부에 <마에스타>, 1280년경
단축과 원근, 자연스러운 인간상, 작은 깨달음에서 르네상스 회화를 얻다
[1479호] 2018년 05월 09일 (수) 13:50:53 전북대신문 press@jbnu.ac.kr

   


<마에스타 Maesta> 혹은 <옥좌의 성모>라고 불리는 이 장엄한 제단화는 루브르가 소장한 13세기를 대표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회화이다. 이 작품은 원래 피사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 제단을 장식하고 있던 것으로, 1811년 나폴레옹에 의해 프랑스로 옮겨졌다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초기 회화의 표본으로 그 중요성을 판정받아 루브르가 매입했다.


이 그림은 많지 않은 치마부에의 주요 작품 중 하나일 뿐 만 아니라 기법적인 면에서 피렌체의 거장이 보여준 회화 혁명의 증거이기도 하다. 치마부에는 전통적인 비잔틴 문화의 원형을 재현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로의 이행, 즉 르네상스로 이끄는 뛰어난 양감 표현과 보다 현세적이고 인간적인 양식을 선보이고 있다.


본래 ‘마에스타’는 황제나 최고의 지위의 인물을 존경을 담아 부를 때 덧붙이는 존칭으로 종교화에서는 마리아와 아기 예수가 옥좌에 앉아 있는 그림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세 시대 부터 이 주제는 존엄함의 상징이자 관념적인 이콘(Icon, 성화상)으로서 즐겨 그려져 왔지만, 치마부에의 시대에는 새로운 시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이 그림은 다소 딱딱한 표정의 경직된 인물표현과 또 중심이 되는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다른 인물들보다 훨씬 크게 그렸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중세풍으로 그려졌다. 또한 황금빛의 배경은 천상을 상징하는 무한하고 초자연적 공간이자 관념적인 중세풍의 배경으로서 전통적인 표현 방법이 사용됐다. 그러나 치마부에는 여기에 특이하게도 인물들과 달리 나무 옥좌를 세밀한 관찰을 통해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발판과 팔걸이가 특징인 이 옥좌는 비스듬하게 단축된 형태로 놓여 있는데, 이와 같은 구성 덕분에 화면에 깊이가 느껴지며 좌우대칭으로 늘어선 세 쌍의 천사들에게서 공간감과 율동감이 느껴지게 도와준다. 천사들은 섬세하게 장식된 옥좌의 기둥을 손으로 잡고 일렬로 길게 늘어선 형태로 서 있으며 천사들의 몸에 걸친 가볍고 값진 옷감은 성모의 얼굴에 나타나는 부드럽고 평온한 감정을 부각시킨다. 옥좌 위의 성모는 움직임 없이 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주름진 망토를 걸치고 있다. 어두운 색조와 밝은 색조, 투명한 색조와 불투명한 색조가 균형을 이루는 색채의 섬세한 배분이 화면 속 요소들의 우아한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치마부에가 활동하던 시기의 화가들은 양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평면적인 중세 그림에서 벗어나 점차 그림 속 공간을 원근법의 공간으로 구성하고 인물들을 근육과 뼈를 가진 존재로 그리기 시작했다. 이로써 그림의 인물들은 공간 안에서 자연스러운 포즈로 안정감 있게 서있게 됐다. 화가들은 살아있는 인간과 인간의 감정, 그리고 실제 자연 관찰을 통한 작은 깨달음에서 종교적인 성화상을 탈피하고 르네상스라는 위대한 회화를 구현하게 됐다.


김미선(예대 강의전담교수, 서양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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