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죽도주인전
94. 죽도주인전
  • 전북대신문
  • 승인 2018.05.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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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주인전(竹島舟人傳)」은 우리학교 박물관에 있는 미등록 유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고문서이다. 산송(山訟)과 관련해 집안사람에게 보낸 간찰의 여백과 뒷면을 활용해 작은 글씨로 기록돼 있다. 내용은 죽도의 뱃사람 7명이 표류하다가 ‘식인거인’이 사는 섬에 도착하게 됐는데 2명은 죽임을 당하고 5명만 살아서 돌아오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공간적 배경으로 등장하는 죽도는 전북 고창군에 있는 실제의 섬으로 서술자가 죽도에 사는 뱃사람들의 경험담을 듣고 이것을 문자로 기록해 전달하는 형식이다. 이 작품은 뜻하지 않게 바다에서 표류하게 된 사람이 미지의 공간에 도착해서 비일상적인 경험을 하고 생환해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는 표류담의 기본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그 미지의 공간에 식인거인이 살고 있었다는 점에서 특이한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나 중국의 문헌에 거인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지만 식인거인이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거인의 눈을 찌르고 양가죽을 뒤집어써 거인을 속이는 방법은 서양신화에서도 공통적으로 보이는 화소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 이 작품은 서술자의 표현력이 돋보여 한문단편에 추가할 만한 정도의 작품성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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