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로 살아남기]몸과 마음은 가벼워졌으나 육식 포기는 멀고도 험해
[채식주의자로 살아남기]몸과 마음은 가벼워졌으나 육식 포기는 멀고도 험해
  • 전북대신문
  • 승인 2018.09.0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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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복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채식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채식주의자는 건강이나 신념 등 여러 이유를 갖고 채식을 한다. 채식엔 4가지 종류가 있다. 고기와 유제품은 불가하지만 달걀을 섭취 가능한 ‘오브’, 달걀은 섭취 불가능하지만 유제품은 섭취 가능한 ‘락토’, 달걀과 유제품 모두 섭취할 수 있는 ‘오브락테’, 오로지 야채나 채소만 섭취하는 ‘비건’이 바로 그것이다. 전북대신문 기자 4명이 5일간 각각의 채식주의자로 살아봤다.

▲오브 채식, 채식과의 불편했던 만남
기자는 달걀 섭취를 허용하는 오브 채식을 하게 됐다. 달걀을 먹을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달걀을 많이 먹지는 않았다. 아침잠이 많은 기자에게 달걀을 요리해 먹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래서 거의 과일이나 채소를 그냥 먹거나 삶아 먹었다. 하루를 감자와 토마토, 바나나만 먹었더니 배가 쉽게 부르고 빨리 꺼졌다. 배가 빨리 차니 평소에 자주 하던 과식을 하지 않아 좋았지만 얼마 후 바로 배가고파 야식으로 토마토를 먹고 말았다. 기자의 채식은 배고팠다.


신문사에 출근한 날이었다. 신문사에서는 밥을 시키려고 보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한적이었다. 해물이 들어갔으니 이건 패스, 야채로 만든 음식이지만 액젓 때문에 이것도 패스…. 결국 시킨 것은 떡국이다. 고기가 안 들어간다고 해서 안심했다. 그러나 온 것은 고기만두와 바지락이 들어간 떡국이었다. 채식은 특히나 집 밖에서 더욱 어려웠다. 음식을 시켜 먹을 때 어느 재료가 얼만큼 들어간 것인지를 몰라 완벽한 채식은 불가능했다. 결국 기자는 만두와 조개를 다 빼고 고기와 조개 육수가 우러난 떡국을 먹었다.


채식을 하며 느꼈던 것은 채식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선식품이 생각보다 값이 나가고 빨리 상하기 때문에 자주 장을 봐야했다. 가공 식품 섭취와 외식이 힘들어 재료들을 직접 손질하고 요리해 먹어야 하는 등 품도 더 들었다. 이러한 것들을 모두 신경쓰다보니 배고픈데 짜증이 솟구쳤다. 고기를 먹지 않아 속은 확실히 편했다. 그러나 영양이 제대로 보충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영양을 고려한 식단과 적절한 운동, 계획이 없는 채식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적, 심적 여유가 없는 대학생들에게 채식은 무척 힘든 일임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의 확실한 신념이 있고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충분한 준비를 하고 시도하기를 권한다.


박청한 기자 qkrcjdgks1@jbnu.ac.kr

▲락토 채식, 담백한 우유 그리고 채소와 함께한 5일
아침은 시리얼 한 그릇, 점심은 비빔밥 또는 햄과 계란을 뺀 김밥, 저녁은 샐러드.
기자는 본래 패스트푸드와 고기를 좋아해 건강을 챙길 겸 우유와 유제품은 허용된 락토 채식에 도전한 첫날 식단이다.


락토 채식은 우유와 유제품은 허용 됐지만 생선, 해물, 달걀은 허용 되지 않았다. 허용된 식재료들 중 식사를 할 만한 것들을 구입하기 위해 대형마트로 갔다. 시식코너에서 풍기는 맛있는 고기 냄새가 기자를 유혹했지만 그저 바라만 보고 채소코너로 시선을 돌렸다. 채소코너에서도 고기가 여전히 생각나 허기가 졌다. ‘고기는 못 먹지만 맛있는 채식을 하자’는 생각으로 샐러드 재료들을 찾았다. 진열대에서 미리 손질된 샐러드와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기자를 반기고 있었다. 기자는 채소와 더불어 호랑이 기운이 나는 시리얼도 구매했다,


둘째 날 까지는 만족스러웠다. 마치 뽀빠이가 시금치만 먹으면 근육맨이 됐듯, 기자도 벌써부터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셋째 날부터 같은 식단에 질리기 시작했다. 그만두고 싶은 유혹도 끊이지 않았다. 계란이 들어있는 과자가 신문사 책상에서 기자를 유혹했다. 아무렇지 않게 과자를 먹는 친구가 얄미울 정도로 부러웠다. 설상가상으로 채식 시기가 아시안게임 축구 경기와 겹쳤다. 축구는 치킨과 함께 아니었던가. 샐러드를 먹으며 보는 축구경기란 속이 빈 붕어빵을 먹는 듯 허전하기만 했다. 채식과 함께 한 지나간 날들이 아까워 참을 수밖에 없었다.


5일간의 락토 채식이 드디어 끝났다. 기자는 신체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인바디 검사를 실시했다. 체중은 그대로였다. 탄수화물은 꾸준히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해가 갔다. 반면에 근육량은 1.2kg 증가했고 체지방은 1.9kg 줄었다. 신기하게도 근육량이 늘어난 것이다. 근 육량 손실을 우유가 막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채식이 성공으로 돌아가 보람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채식을 지속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못하겠다. 아직까지 기자는 건강을 위해 여러 음식의 맛을 포기할 준비가 안 됐다.


최기웅 기자 roal12340@jbnu.ac.kr

▲락토오브 채식, 사람은 역시 잡식성
기자는 ‘락토오브’ 채식주의자 체험을 하게 됐다. 락토오브는 우유와 계란을 먹을 수 있는 채식이라고 한다. “아 다행이다”, 기자의 첫 생각이었다. 기자들이 체험하는 네 가지 유형의 채식 중 가장 자유로운 식단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 당시 기자는 채식이 순조로울 것이라 예상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채식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채식 기간 내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상당히 줄었기 때문이다. 기자는 고기나 생선, 어패류를 직접 먹는 것은 물론 이들로 낸 국물도 먹지 못해 밥을 먹거나 장을 볼 때 일일이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 있는지 확인해야했다. 체험 초반의 채식의 이미지는 ‘건강’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허기’가 돼갔다.


채식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서인지 채소와 과일만으론 도저히 끼니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 때 떠오른 식재료는 고기와 가장 가까운 계란. “도저히 채소만으론 안 되겠다, 계란이라도 먹자”라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곧장 계란을 구매했다. 그리고 계란프라이와 시리얼로 식사를 해결했다. 확실히 야채만 먹었을 때보다 더 포만감이 느껴졌고 진짜 식사를 한 것 같았다.


위기는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채식 기간에 기자의 생일이 끼어있었던 것. 이 때 락토오브의 특성이 빛을 발했다. 계란과 유제품을 먹을 수 있기에 케이크를 먹을 수 있었다. 케이크를 한입 베어 물 때 마다 날 바라보던 채식 체험을 함께했던 동료 기자들의 눈빛이 생일 축하 반, 부러움 반이었다. 케이크를 먹었다고는 하나 고기 없는 생일은 상당히 쓸쓸했다.


채식 기간 몸에 미세한 변화가 찾아왔다.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다보니 얼굴 피부가 깨끗해지고 미미하지만 채식 전보다 몸무게도 감량됐다. 배변활동이 전보다 원활하게 이뤄졌다. 부정적인 면도 있었다. 전보다 입맛이 도는 일이 크게 줄었다. 입맛이 없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식사량이 줄어 생활에 생기가 없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못 먹는다는 스트레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랐다. 채식생활을 하고 난 뒤 생각했다. 사람은 역시 잡식성이라고.


장경식 기자 guri53942@jbnu.ac.kr

▲비건 채식, 다사다난했던 싱거운 일주일
“학생, 채식 하지 마. 성격 버려~.” 채소를 파는 점원이 내가한 조언이었다. 다이어트, 더군다나 ‘채식주의자’는 기자에게 너무도 먼 단어였다. 개강 전 살을 빼 예쁜 옷을 입고 싶었던 욕심이었던지 채식 기자 모집에 선뜻 손이 올라갔다.


자신감도 잠시, 단계 중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을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했다. 마트에서 5일간 먹을 음식을 사는데 어떤 것을 선호하고 기피해야 하는지 구성성분을 파악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이 걸렸다. 긴 고민 끝에 오이, 감자, 바나나 등을 샀다.


아침 거르는 것이 일상이었던 기자에게 챙겨 먹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채식과 과일을 위주로 먹다 보니 양은 적고, 빈도는 잦게 섭취했다. 밥으로는 감자와 당근 등을 불에 익혀 볶음밥을 해 먹은 것이 다반사였다. 비만의 적임자였던 야식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피하게 됐으며 치킨 피자 대신 오이를 깎고 토마토를 씻기 시작했다.


나트륨으로 절여져 있던 입맛이라, 먹고 싶은 것도 포기하며 처절한 매끼를 챙겼다. 이렇게 반복하기를 어느덧 5일, 어느새 기자의 몸에는 작은 변화가 생겼다. 기상 시 몸이 가벼워진 것은 물론, 규칙적인 배변 활동이 가능해졌다. 체중과 체지방량이 각각 0.6kg, 1.2kg 줄면서 내장지방수준 또한 낮아졌다.


혹독한 자기최면이 가져온 결과였다. 먹고 싶은 것도 술자리도 많아 주변 사람들의 권유를 뿌리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다사다난하고 싱거운 일주일을 끝낸 지금, 느낀 점이 많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데 5일은 분명 짧았으나 이번 기회를 통해 육식 위주의 식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스스로의 체질을 바꿀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다.


장지은 기자 remnant990727@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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