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청년시문학상 대학부 심사평
가람청년시문학상 대학부 심사평
  • 전북대신문
  • 승인 2018.10.1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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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세계, 특수한 경험으로 이끌어내는 능력 탁월

가람청년시문학상 대학부 심사평

보편적 세계, 특수한 경험으로 이끌어내는 능력 탁월

▲ 예년보다 많은 작품이 응모된 이번 문학상은 수준이 높고 다양한 문제의식을 다뤄 심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문학상 심사는 이광재, 김병용, 송준호, 전정구, 문신, 김정배, 김소윤, 이병초 (왼쪽부터)위원이 맡아 줬다.

문학이 무엇인지에 답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문학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앞의 어려움이 문학의 존재론적 본질에 대한 것이라면 다음의 문제는 문학의 지향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이 두 물음은 문학에 대한 자의식이 생겨날 때부터 문학의 앞뒷면처럼 분리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이렇게 글을 시작한 이유는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몇몇 문제들이 본질적으로 그러한 물음에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올해 가람청년시문학상 대학부 응모작은 그 수준이나 경향이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주목할 만한 문학적 사건이 없었던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습작기에 있는 예비 문인들이 유행하는 문학적 스타일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추수해왔다는 혐의를 비판적으로 돌려 말하는 일이다. 문학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이라면 문제적 사건은 폭로됨과 동시에 문제성을 상실한다는 단순한 진실을 기억해야 한다. 남의 문학이 아니라 내 문학을 하겠다는 내적 동기가 없이는 단 한 문장도 새로울 것이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심사위원들은 강신범(우석대), 김채민(협성대), 김혜린(숭실대), 오광록(서울예대), 정은영(전북대), 조지원(계명대) 등의 작품을 눈여겨보았다. 이들 작품은 근접한 시적 대상의 비밀을 예리하게 끄집어내고(강신범, 김채민), 일상의 평균성에 타격을 주고자 하며(조지원, 오광록), 언어의 위태로운 놀이를 즐기는(김혜린, 정은영) 등 저마다의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거듭 읽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김혜린의 ‘종(鐘)’을 당선의 자리에 놓았다. 김혜린의 작품은 보편적 세계를 특수한 경험으로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면서도 시대적 감각과 긴절하게 소통하고자 하는 시적 의지를 놓치지 않았다. 함께 응모한 작품들도 심사위원들에게 믿음을 주었다.

당선자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당선을 양보한 작품들에는 격려하는 마음을 얹어두었다. 그럼에도 심사위원들은 응모자 모두에게 나만의 문학이 무엇인지, 내 시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숙고해보기를 당부한다. 남들과 같지 않은 문학을 모색할 때, 그대들은 머잖아 우리 문단의 대단한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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