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이병기청년시 고등부 심사평
가람이병기청년시 고등부 심사평
  • 전북대신문
  • 승인 2018.10.1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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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이미지와 무게감 있는 주제의식 돋보여

가람이병기청년시 고등부 심사평

구체적인 이미지와 무게감 있는 주제의식 돋보여

▲ 예년보다 많은 작품이 응모된 이번 문학상은 수준이 높고 다양한 문제의식을 다뤄 심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문학상 심사는 이광재, 김병용, 송준호, 전정구, 문신, 김정배, 김소윤, 이병초 (왼쪽부터)위원이 맡아 줬다.


가람청년시문학상에 투고된 고교생들의 작품 중에는 표현과 기교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자신만의 시적 논리와 문법으로 무장한 작품이 여럿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그중 본심에서 논의될만한 작품을 다시 골라 거듭 돌려 읽으며 작품의 장단점을 논했다.

최종적으로 본심에서 논의된 작품은 ‘봄의 맨발’(이가인), ‘마르살라’(조해인), ‘보수동’(이서영), ‘시계 모양을 한 골목’(장수민)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위의 작품을 두고 시적 공간과 시간의 인과성, 주제의식의 구체성과 확장성, 문장의 안정감 또는 고교생다운 시적 상상력에 대해 오래 이야기 나눴다.

‘봄의 맨발’은 언니의 토슈즈를 몰래 신고 나온 화자가 역동적인 봄의 현상을 ‘맨발’의 감각으로 체득해내고 있는 독특한 작품이다. 하지만 봄의 공간 속에서 ‘홍조를 띤 듯 진해진 노을’ 같은 표현은 전체적인 시적 이미지의 긴장감을 떨어트렸다.

‘마르살라’는 이탈리아 남부 해양도시와 시칠리아 섬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발효과정을 기본 상상력으로 시상을 전개하는 작품이다. 군데군데 낯선 진술로 심사위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습관적으로 길게 쓰는 문장에 대해선 숙고가 필요했다.

‘보수동’은 부산 보수동의 책방 골목을 배경으로 삶을 중층적으로 통찰하고 있는 작품이다. ‘디스크 수술을 한 할머니’와 ‘저마다의 방향으로 짝다리를 짚은 자동차들’ 사이에서 과거의 삶을 끊임없이 ‘보수’해 나가는 상상력은 오랜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책방을 들러보고 가지만 책을 사지는 않네요’ 같은 표현은 이 작품의 군더더기로 보였다.

‘시계 모양을 한 골목’은 서울 종로의 한 골목을 배경으로 시계 수리공의 삶을 절묘하게 포착해낸 작품이다. 시계방을 묘사하는 구체적인 이미지와 시계 수리공의 삶을 표현하는 진술에서 무게감이 느껴졌다. 물론 한두 가지 아쉬운 점은 있었으나, 심사위원들은 다른 작품에 비해 비교적 단점이 덜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깊은 안목이 느껴진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당선자와 투고자 모두에게 진심 어린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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