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소방관 대우의 실태와 대책]영웅의 땀과 눈물을 닦아 주세요
[부실한 소방관 대우의 실태와 대책]영웅의 땀과 눈물을 닦아 주세요
  • 전북대신문
  • 승인 2018.11.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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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인력 법정기준 미달, 인력난 계속돼
국가직종으로 전환해 임금 격차 줄여야
오는 12월 소방장비관리법 재정할 계획

지난 9일은 소방의 날이었다. 소방의 날은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소방관들의 노고에 감사하기 위해 제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러 소방서에서는 인력난과 낮은 시민의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의 날을 맞아 현재 소방관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전북대신문이 알아봤다. <여는 말>

지난해 2월 문재인 대통령은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3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소방관 국가직종 전환, 소방인력의 증원, 소방관 의료제도의 설립이 바로 그것이다. 이중 현재까지 이행된 공약은 소방인력 증원뿐이다. 소방관의 국가직종으로 전환과 소방관 의료제도 설립은 아직까지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소방청 통계에 의하면 전국 소방관의 수가 지난 2003년 기준 2만 6518명이였던 반면, 지난해 기준 4만 8042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7 소방인력 법정기준인 6만 9265명에 비하면 여전히 31.1%가 부족하다. 전북은 38.9% 부족해 타 지역에 비해 열악하며 전북 소방관 1인당 맡는 도민이 875명에 달하고 있다.

인력난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하 PTSD)와 큰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PTSD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나서 발생하는 우울증, 공황장애 같은 심리적 증상을 말한다. 소방관들이 출동을 하면, 목을 맨 사람, 두개골이 열린 사람, 팔이 절단된 사람 등 충격적인 광경을 마주치는 일이 허다하다.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자주 출동하다보니 충격적인 장면과 자주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소방관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전주 덕진소방서 고석봉 소방행정팀장은 “PTSD는 이 직업의 숙명과도 같다”며 “PTSD를 치료하기 위해 정부에서 정신전문의와 상담을 지원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인력난이 해결돼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소방관이 PTSD 등과 관련해 상담을 원할 경우 지정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정신치료를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데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고 팀장은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소방서에 전담상담사를 두는 방법을 제시했다. 소방서 내에 상담사가 있다면 관내에 어떤 유형의 사건이 들어왔는지 파악할 수 있어 소방관들을 치료하는 것이 더 용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소방관이 다른 소방서로 이전했을 때 그 동안 치료했던 기록들을 이전할 소방서에 넘겨주면 지속적인 치료를 처방 받을 수 도 있다.


많은 소방관들이 요구하는 것 중 하나가 기존의 지방공무원직에서 국가공무원직으로의 전환이다. 소방관은 현재 소방청에 소속된 국가공무원과 각 지방에 소속된 지방공무원으로 나뉜다. 국가공무원은 소방청의 지시를 받지만 지방공무원은 소방청과 지자체의 지시를 받는다. 지방의 소방관들은 두 개의 명령체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큰 사건이 발생 했을 시 일원화되지 않는 지시체계는 혼란을 가중할 가능성이 많다. 때문에 소방관들은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또한 현재 국가에서 받은 예산을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편성하고 있어 지방 지자체의 결정 따라 그 지방의 소방 예산이 결정되다보니 소방관의 봉급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지방에서는 수당이 부족해 억지로 퇴근을 시키거나 심지어는 임금을 체불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소방관들은 출동 도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목조나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불이 전부 번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분이다. 또한 심장정지 환자가 발생할 경우 뇌 손상을 최소화 하면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은 4~6분이 채 되지 않는다. 이에 5분 내로 출동 할 수 있게끔 행정구역 곳곳에 119안전센터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고 팀장은 “소방차나 구급차가 사이렌을 켜고 출동하는 도중 길을 비켜주지 않는 일이 빈번하다”며 “단순히 감기에 걸리거나 술을 마신 경우에도 구급차를 불러 자가용처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소방관들의 개인 휴무공간도 문제다. 존재하긴 하지만 신설 소방서를 제외하고 현대화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신적인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설치된 심신안정실을 갖추고 있는 소방서는 소수다. 이에 현재 문재인 정부는 소방관들의 복지 개선을 위해 국립소방병원인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오는 2022년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소방관 개개인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민간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이베이코리아는 현직 소방관을 대상으로 ‘히어히어로 소방용품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공모전에서 전북소방본부 임성빈 소방관이 ‘허리보호벨트’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허리보호벨트는 벨트와 조끼를 연결해 허리를 지지해줘 허리 부상위험을 덜어주는 벨트다. 이베이코리아는 전북 소방관들에게 허리보호벨트를 만들어 납품했다. 임 소방관은 “실제 소방관들이 착용하는 복장이 굉장히 무거워 허리부상을 당하기 쉽다”며 “허리부상 경험 후 보호벨트와 조끼를 연결해 입어보니 한결 편해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전북소방본부에서는 “오는 12월부터 소방장비관리법이 생겨 소방장비들의 노후화가 줄어드는 것을 기대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민아 기자 alsdk03280@jbnu.ac.kr
조유정 기자 whd5974@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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