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NU 교양 100선 19.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CBNU 교양 100선 19.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 전북대신문
  • 승인 2018.11.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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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을 찾으며 방황하고 성장…당신만의 연금술사, 찾으셨나요?

▲‘자아의 신화’는 어떻게 실현되나
세상에는 많은 꿈들이 있다. 젊은 시절 꿈꿨던 일들은 시간이 흘러가며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어떤 꿈은 잠시 유보되며, 또 어떤 꿈은 현실의 이런 저런 벽들에 부딪히며 풍화된다. 심지어는 자신이 어떤 꿈을 꾸었는지조차 잊고 살아가는 이도 다수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그 꿈을 좇아 살아간다. 나는 그럼 어떤 사람인가, 하는 고민을 하던 중 만나게 된 책 『연금술사』(파울로코엘료, 문학동네)는 그 고민에 조언을 들려준다.


『연금술사』는 그 무언가 간절히 바라는 마음, 즉 ‘자아의 신화’가 어떻게 실현되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자아의 신화’란 결국 개인이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이는 곧 우주의 마음이기 때문에 우주는 개인의 자아가 실현되기를 바라며 여러 표지들을 보낸다. ‘자아의 신화’나 ‘표지’, ‘만물의 정기’ 등 연금술처럼 애매모호한 표현들로 설명되어 있지만 결론은 각자가 원하는 것 혹은 행복은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렸으니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그 주변에서도 변화가 일어나 도움을 준다는 간단명료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안달루시아 평원의 양치기 산티아고는 행운아임에 틀림없다. 그는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는 꿈을 꾸었기에 안정적인 삶 대신에 양치기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자체가 삶의 목적으로 도치될 때 즈음 그는 표지를 놓치지 않았고 자신의 ‘자아의 신화’를 깨닫는다.

결국 산티아고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피라미드에 있다는 보물을 찾아 떠난다. 보물을 찾는 과정에 나타나는 표지들은 산티아고를 나아가게도 했지만 때로는 방해하기도 한다. 모순처럼 보이는 이 표지조차 결국은 자아의 신화를 강화시키기 위한 요소였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여러 인물들은 산티아고의 여정을 한층 더 풍요롭게 한다. 메카순례의 꿈을 꾸었으나 결국 떠나지 못했던 크리스털 가게 상인의 이야기가 그랬고, 납을 금으로 만드는 연금술에 심취했던 영국 신사와의 대화는 산티아고는 연금술을 접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물론 산티아고에게 사랑을 알게 한 파티마도 빼놓을 수 없다. 파티마를 두고 보물을 찾아 계속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산티아고에게 파티마는 사막은 늘 변하지만 그 본질만큼은 그대로라는 이야기를 해주며 떠날 수 있도록 돕는다. 파티마의 대사는 사랑으로 대체해도 전혀 손색없을 정도다.

산티아고는 마침내 사막에서 연금술사를 만나 자아의 신화를 찾는 여정을 계속한다. 연금술사는 산티아고에게 납을 금으로 바꾸어 내는 방법을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산티아고가 마음이 하는 이야기를 듣도록 하고, 그 마음이 결국 만물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더불어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한 자아의 신화 찾기가 ‘가혹한 시험’으로 끝맺는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산티아고와 연금술사가 여정 중 군사들을 만나 살기위해 바람이 되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하는 장면은 이 책에서 가장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다. 살기 위해 간절히 바람이 되기를 바랐던 산티아고의 마음에 마침내 사막과 바람, 태양과 하늘을 지나 신의 언어가 답했고, 결국 그 자신 자체의 본질은 바람과 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가혹한 시험’을 통과해 보인다.

▲ 꿈을 좇으며 성장해나가는 과정, 현대인에게 위로 될 것
이 책의 제목이 ‘연금술사’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자아의 신화를 찾는 사람이고 그 과정에서 성장한다. 그에 따르면 연금술은 결국 스스로 진화하고자 했던 현자들의 노력이다. 납을 금으로 바꾸는 것은 그 과정의 부산물에 불과한 것이다. 하나의 사물이 진화할 때 주위에 있던 모든 것들도 더불어 진화한다. 즉 스스로 꿈과 행복, 무언가 간절히 바라며 행동할 때, 스스로 뿐만 아니라 주변도 바뀌어 나감을 의미한다.

그래서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았느냐고 묻는다면 ‘마크툽’이라고 대답하겠다. 아랍어로 ‘쓰여 있다’ 정도로 번역가능한데 보물을 찾기 위해 떠나겠다는 산티아고에게 크리스털 가게 주인이 남긴 말이다. 그때 이미 그는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을 줄 알고 있던 것이 아닐까. 보물에 담긴 귀여운 반전은 앞으로 읽을 독자들을 위해 남겨두었으니 찾아보시길.

『연금술사』는 산티아고의 모험을 통해 일관되게 ‘자아의 신화’를 이뤄가는 선명한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현대의 누구나에게 꿈을 좇는 과정에서 성장해나가는 자신과 그 덕분에 다시 변화하는 주변의 스토리는 상당히 매력적일 것이다. 간절히 꿈을 이루길 소망하는 사람은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다. 작가는 영리하게도 이것을 표지로 표현하였고 어려움을 기회로 다시 꿈을 좇도록 했다. 이러한 공감대 덕분에 『연금술사』는 전 세계 168개국 73개 언어로 번역되어 파울로 코엘료에게 ‘한 권의 책이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가’라는 기네스북 타이틀을 주었고 베스트셀러 작가의 대열에 서게 됐다.

전반적으로 문체가 읽기 쉽고 마음에 새길법한 명언들로 가득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 때문에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는 점이다. 간절히 바라는 일을 포기하는 이유가 가벼울 리 없다. 꿈조차 꾸기 힘든 삶을 꾸려가는 누군가에게 산티아고는 행운아 그 자체로 보일지도 모른다. 같은 이유로 메카 순례를 꿈꾸지만 크리스털 가게를 떠나지 못하는 주인에게 더욱 마음이 가기도 한다. 작가도 그 점을 아는지 책 속에서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꿈을 보는 것은 아니라는 표현으로 마음을 달랜다.

그럼에도 『연금술사』는 무언가 원하는 바를 위해 이제 한걸음을 내딛은 이들에게 특히 위로가 돼 줄 것이다. 세속의 기준과 다른 행복을 찾아 도전하는 이들, 현실의 크고 작은 문제들로 꿈을 놓아버리게 된 사람들에게 연금술사는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조언한다. 많은 사람들이 ‘초심자의 행운’으로 자아의 신화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지만 만물의 정기가 내는 ‘가혹한 시험’ 앞에서 포기하곤 한다. 그 고비를 어떻게 넘기고 ‘자아의 신화’에 다가갈 지는 이제 독자의 몫이다.


자아의 신화를 찾는 이들에게 『연금술사』라는 책이 하나의 표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최다미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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